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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봄호] 즉석밥에 숨은 과학

  • 이승은
  • 2022-05-20 07:00:04

2022 SPRING SCIENCE BLACK BOX

즉석밥에 숨은 과학
The science inside Instant Rice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즉석밥! 몇 분 만에 뚝딱 데울 수 있어 편리한 데다가, 밥솥에 지은 밥보다 오히려 더 맛있을 때도 있는데요. 즉석밥의 맛과 용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것들일지 함께 알아봅시다.

#1. 밥맛을 어떻게 살릴까?

즉석밥 밥맛의 비결은 열전달에 있습니다. 쌀에 열이 잘 전달될수록 쌀이 잘 익어 맛있는 밥이 되는 것이죠. 즉석밥은 대용량으로 지은 밥을 용기에 옮겨 담은 것이 아니라, 1인분씩 짓는 돌솥 밥처럼 용기 하나하나가 밥솥 역할을 합니다. 즉석밥 용기에 씻은 쌀과 물을 담은 뒤 윗면을 밀봉하여 밥을 짓고 뜸을 들이는 식인데요. 이렇게 작은 용기에 밥을 소량 짓기 때문에 밥 전체에 열이 고르게 전달됩니다. 또, 즉석밥을 자세히 살펴보면 밥 표면에 마치 연탄구멍 같은 홈들이 패여 있습니다. 이는 즉석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짐판으로 밥을 누르며 구멍을 의도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다짐판으로 밥을 누르면 쌀과 쌀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서 열전도가 더 잘 되어, 밥맛이 좋아집니다. 즉석밥을 만드는 온도는 약 140°C 정도로, 일반 냄비와 압력밥솥에서 밥을 짓는 온도인 99°C와 117°C보다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높은 온도에서 밥이 빠르게 지어지는데요, 이를 두고 호화 속도가 빠르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호화Gelatinization쌀을 이루는 전분이 열과 수분을 만나 밥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호화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즉석밥의 경우, 쌀에 더 많은 수분이 포함되어 찰기 있는 밥이 완성됩니다.
그림 1. 다짐판으로 밥에 구멍을 만드는 과정
#2. 용기 바닥은 왜 오목할까?
즉석밥 용기의 바닥은 일반 밥그릇과 달리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데요, 혹시 이 구조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으신가요? 밥의 양이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예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즉석밥 용기가 찌그러지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된 결과물입니다. 즉석밥을 만들 때, 각 용기에서 쌀을 다 익힌 후에는 밥을 식힙니다. 즉석밥 바닥이 오목한 이유는 이 과정에 숨어있습니다. 밀폐된 용기 속에서 뜨거운 밥이 식으면 내부 공기의 부피가 감소합니다. 이때 용기 모든 곳에서 음압 현상이 발생합니다. 음압Negative Pressure이란 대기압보다 낮으면서 절대압력 0보다 높은 0~1atm의 압력을 뜻하며, 부압이라고도 불립니다. 밥이 식을 때 용기 내부 압력보다 용기 밖 압력인 대기압이 더 높으므로, 용기가 안쪽으로 찌그러지기 쉽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용기 바닥의 가운데 부분을 아래로 오목하게 하여, 찌그러질 곳을 미리 정해 둔 것입니다. 그 부분 외에는 찌그러지지 않도록 용기의 벽면을 각지게 만들어 지지대를 넣었습니다. 음압 현상이 나타날 때 바닥 부분이 용기 내부로 움푹 들어가는 변형 외에는 외형의 변화가 없는 것이죠. 예전에는 용기 모양의 변화를 막기 위해 용기를 두껍게 만들었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이 너무 많아지는 문제점으로 인해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안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바닥이 오목한 용기는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때도 이점이 됩니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음식에 열을 전달하는데, 마이크로파가 도달하여 열을 전달할 수 있는 깊이는 약 3cm 정도입니다. 즉석밥 용기의 바닥이 오목하지 않다면 이 거리상의 한계 때문에 밑바닥까지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밑바닥까지 열을 전달하기 위해 밥을 오래 데우면 수분이 증발하여 마른 밥이 되어 버립니다. 오목한 바닥 덕에 마이크로파가 밥 전체에 고르게 도달할 수 있는 것이죠. 용기 바닥의 오목한 부분 주변을 잘게 둘러싸고 있는 주름이 마이크로파 투과를 돕는 효과까지 더해, 짧은 조리 시간으로 밥을 따뜻하고 촉촉하게 데워 줍니다.
그림2. 즉석밥 용기 바닥의 오목 구조와 각진 벽면
#3. 어떻게 오래 보관할까?
지금까지 알아본 것만 해도 즉석밥 용기는 충분히 많은 과학적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용기에는 즉석밥의 근본적인 장점이 되는 중요한 특징이 하나 더 숨어 있답니다. 보관해 뒀다가 필요할 때 언제든 데워 먹을 수 있으려면 즉석밥을 원래 상태로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석밥 용기는 삼중 구조로 되어 있어 외부의 공기가 완벽하게 차단되고, 내부의 냄새가 새어 나가는 일도 없습니다. 용기 외부와 내부를 완전히 분리함으로써 방부제 없이도 약 9개월 동안 상태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즉석밥의 뚜껑 역할을 하는 껍질은 접착층, 산소 차단층, 강도 보강층, 인쇄층의 얇은 >네 개의 층을 겹쳐 놓은 형태입니다. 이 덕에 외부로부터 산소를 차단하고 외력도 견뎌낼 수 있으므로, 원래 상태를 유지하기에 용이합니다. 지금까지 즉석밥의 밥맛을 살리는 효과적인 열전도 방식과 용기가 찌그러지지 않게 하고 원래 상태를 오랫동안 보존하도록 고안된 즉석밥 용기의 특성을 알아보았습니다. 소비자인 우리에게는 즉석밥이 하나의 상품에 불과하지만, 이번 SCIENCE BLACK BOX를 통해 그것이 얼마나 많은 연구와 노력의 산물인지 엿볼 수 있었을 겁니다. 여러분도 훗날 어떤 일을 하든, 여러분이 속한 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요!

ALIMI 26기 전자전기공학과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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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호] 비타민 C | 바이오 연료전지 | 화성 내부 구조 | 초저온 상변이 얼음

  • 이승은
  • 2021-11-26 07:00:25

2021 AUTUMN Latest Technology

비타민 C | 바이오 연료전지 | 화성 내부 구조 | 초저온 상변이 얼음

Vitamin C | Bio Fuel Cell | Interior Structure of Mars | Elastic Ice Microfibers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 비타민 C

[출처] Whole-genome analysis of TET dioxygenase function in regulatory T cells

비타민 C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비타민 C는 감염에 대한 저항, 상처 치유 등에 관여하며 인체의 기능과 건강을 유지해주죠. 그런데 지금까지 알려진 효능에 더해, 비타민 C가 자가 면역 질환의 완화와 억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자가 면역 질환이란 자신의 장기 조직이나 그 성분에 대해 항체가 생성되는 알레르기 질환인데요. 올해 7월, 미국 라호야 면역학 연구소와 에모리 의대 과학자들이 공동 수행한 연구에서, 자가 면역 질환을 억제하는 유도 조절 T세포(iTreg, Induced Regulatory T Cells)의 작용 기전에 비타민 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iTreg는 조절 T세포(Tregs, Regulatory T Cells)의 한 유형으로, 면역계의 과도한 반응을 막아 장기 이식 거부 반응과 자가 면역 질환을 억제하는 치료제 후보로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Treg는 가슴샘에서 분화하여 발달하는 일반적인 조절 T 세포이고 iTreg는 말초에서 발달하는 조절 T 세포죠. 선행 연구에 따르면, Treg가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C가 TET 단백질의 효소 활성을 높여 안정적인 iTreg 생성을 촉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바탕으로 면역치료법을 개발하려면 iTreg의 핵심적인 후성 유전적 특징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분석 결과, TET 단백질은 Treg의 유전자 발현과 후성 유전적 특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했고, 여기에 비타민 C를 추가하면 인체의 야생형 Treg와 같은 유전자 발현과 후성 유전적 특징을 지니는 iTreg가 생성된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비타민 C는 iTreg 발달에 필요한 IL-2/STAT5 신호를 강화하여 iTreg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이 연구가 발전되어 어서 iTreg를 이용한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가 상용화되었으면 좋겠네요!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LJI의 웨샤오징(Xiaojing Yue) 박사는 "궁극적으로 이런 유도 조절 T세포는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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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전기를 생산하다 바이오 연료전지

[출처] 이현경, 「열대야에 몸 젖는 밤, 땀으로 전기 만든다...10시간 자고나면 손목시계 하루 사용량」, 『동아사이언스』, 2021.07.19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나노공학과 조셉 왕 석좌교수 연구팀은 땀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필름형 바이오 연료전지를 개발했습니다. 땀의 성분 중 하나인 젖산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은 것인데요. (+)극에 젖산의 전자를 뺏는 효소를 넣고, (-)극에는 백금 촉매를 넣음으로써 전자가 공기 중 산소를 물로 바꾸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동시에 에너지를 생성하도록 합니다. 이 연료전지는 넓이 1cm2 정도의 얇은 필름 형태로, 피부와 닿는 부분에는 하이드로겔을 붙여 땀의 흡수력을 높였고 생성된 전기를 저장하는 축전지도 달려 있습니다. 사람은 별다른 운동 없이도 하루에 평균적으로 600~700mL, 날이 더울 때는 최대 1L의 땀을 흘리는데, 이번에 개발된 연료전지는 이 양만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생성해낼 수 있습니다. 땀이 많이 생성되는 부위인 손가락 끝에 이 연료전지를 붙이고 10시간 동안 자고 일어나면 최대 400mJ의 전기가 생성되는데, 이는 디지털 손목시계를 24시간 동안 켜 둘 수 있는 수준이며, 지금까지 개발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장치 중 가장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이 연료전지는 압전소자의 기능도 있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를 때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땀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연료전지의 가능성은 과연 어디까지일지 기대가 됩니다!



최초로 규명되다 화성 내부 구조

[출처] 조승한, 「지구 밖 첫 지진파 연구로 화성 내부 구조 알아냈다」, 『동아사이언스』, 2021.07.23

독일 쾰른대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보낸 화성 지진파 기록을 분석해 화성의 내부 구조를 밝혀냈습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지진파를 분석해 내부 구조를 알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인사이트가 화성에 착륙하여 돔 형태의 지진계를 내려놓은 2018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00차례가 넘는 지진을 관측한 결과, P파와 S파 형태의 지진파가 포착되었습니다. 이 지진파 정보를 통해 화성의 내부 구조를 알아낼 수 있었는데요. 화성의 내부도 지구처럼 지각, 맨틀, 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화성의 지각은 최소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바깥에 두께 8km인 지각과 두께 12km인 지각이 공존하며 그 밑에 두께 19km 정도의 지각 혹은 암석층인 맨틀이 있습니다. 지구의 지각이 바다 판에서 약 5~10km, 대륙판에서 약 40~50km인 점을 고려했을 때 지구의 바다 판보다 조금 더 두꺼운 셈입니다. 맨틀은 지구처럼 상부와 하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상부는 맨틀이 굳은 암석권으로 두께가 약 500km이며, 하부에는 약 300km의 유동성 있는 층이 존재합니다. 핵의 반지름은 지구 핵의 60% 정도인 1,830km로,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큰 수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화성의 밀도가 지구보다 낮은 이유가 철과 니켈 같은 무거운 원소가 포함된 핵의 비율이 지구보다 낮기 때문일 것이라 예상해 왔는데, 내부 구조가 밝혀진 이후부터는 철과 니켈 사이에 산소 같은 가벼운 원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에 설치된 X 밴드, 즉, 레이더에서 자주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으로 화성의 구조를 더욱더 세밀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 하니, 화성의 비밀을 하나씩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네 코타르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부 교수는 “향후 몇 년간 더 많은 화성 지진이 수집되면 과학자들이 화성 모형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수수께끼들을 더 많이 밝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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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지는 얼음 초저온 상변이 얼음



일반적으로 얼음은 딱딱한 고체 상태이며, 힘을 가하면 깨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특수한 환경에서는 얼음이 구부러질 수도 있다는 점, 상상이 가시나요? 중국 저장 대학의 나노 과학자 페이젠 수 연구팀은 초저온 상태에서 얼음이 구부러진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150℃에 육박하는 초저온 환경에 전기전압이 충전된 텅스텐 바늘을 놓고 수증기를 방출하면, 전기장이 만들어지면서 바늘이 물 분자를 끌어당겨 결정으로 만듭니다. 생성된 결정은 인간의 머리카락보다도 얇은, 4.4㎛의 얼음 실이었습니다. 이 얼음 실은 180° 가까이 구부러지면서 고리를 형성할 정도로 유연한 성질을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얼음은 얼음 속 균열과 기포 등의 결함 때문에 이론보다 훨씬 낮은 탄성률을 보이는데, 초저온에서 생성된 얼음 실은 이론적인 수치에 더욱 가까워진 탄성률을 가집니다. 또한, 연구진은 얼음 실을 구부렸다가 힘을 뺐을 때 얼음이 원래의 모양으로 튀어오르는 현상을 통해 얼음의 상변이를 관찰했습니다. 일반적인 얼음의 상은 육각형 결정 형태로, 이를 lh 상이라 부릅니다. 구부러진 얼음의 구부러진 부분에는 육면체 형태인 ll 상이 발견되었으며, 구부러지는 도중 lh 상에서 ll 상으로의 상변이가 순간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70℃의 얼음에서 이 같은 상변이가 나타나며, 얼음이 다시 펴질 때는 반대의 상변이가 발생합니다. 이를 통해 얼음 상변이 연구의 새로운 길이 열렸으며, 이 얼음이 극저온에서 광케이블 재료나 얼음에 대한 분자 흡착, 얼음 표면 변경 등을 연구하는 저온 센서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얼음이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변해 높은 활용성으로 주목받고 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중국 저장 대학의 나노 과학자 페이젠 수 연구팀은 초저온 상태에서 얼음이 구부러진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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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여름호] 2 - 신소재공학과가 본 장마철

  • 이승은
  • 2021-10-01 07:00:20

2021 SUMMER 공대생이 보는 세상 2

신소재공학과가 본 장마철
Dept. of 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





우산이 비를 막는 원리는 무엇일까?

며칠째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게, 장마가 시작되었나 봐. 방금 동생한테 우산을 갖고 학교로 마중 나와달라는 연락을 받았어. 아휴, 귀찮아… 그런데 여기서 잠깐, 우산은 어떻게 거센 비에도 젖지 않을 수 있는 걸까? 그 비결은 표면 개질 Surface Modification에 있어. 표면 개질이란 물질 표면에 원래는 없던 특성을 부여하는 일인데, 우산의 경우에는 표면에 소수성 Hydrophobicity을 추가하는 것이 되겠지. 일반적으로 우산은 폴리에스터 Polyester라는 소재로 만들어져.


폴리에스터의 전형적인 구조

폴리에스터는 에스터기 Ester가 연결된 고분자 화합물의 총칭인데, 내구성이 강하고, 주름이 잘 가지 않고 모양도 잘 변하지 않아. 물의 흡수와 배출이 빠르기까지 해서 우산의 소재로 적합하지. 폴리에스터로 우산을 촘촘하게 만든다고 해도 작은 틈새가 발생하는데, 이 틈새를 은 코팅으로 메꿔서 비를 완벽하게 차단해. 이렇게 코팅이나 밀폐로 물을 차단하는 것을 방수 Waterproof라고 해.

우산이 젖지 않는 이유가 또 있지!

그런데 이러한 방수에 발수 Water Repellent 기능을 더하면 방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발수는 물이 맺히지 않고 흐르도록 하는 성질이야. [링크 - 방수와 발수의 차이점] 요새는 폴리에스터 원단을 긁어서 면의 느낌을 낸 폰지(Pongee)라는 소재에, 발수 코팅을 한 우산이 많이 나오고 있어. 이런 형태는 연잎 효과 Lotus Effect와 비슷한 효과를 내서, 매우 큰 소수성을 띠어 물에 젖지 않는 초소수성 Superhydrophobic표면을 만들어.

연잎의 발수 효과

연잎 표면에는 나노 크기의 돌기들이 있어서 물방울과 잎의 접촉 면적이 매우 작고, 소수성인 왁스 성분도 있어. 그러니까 표면장력에 의해 물방울이 퍼지지 않고 구형을 이뤄서, 물방울이 잎을 따라 또르르 흘러내리게 되지.


원단을 긁어서 작은 돌기들이 나 있는 폰지에 발수 코팅을 한 것도 연잎과 같은 발수 효과가 있는 거야. 이제 우산이 젖지 않도록 표면에 방수와 발수 기능을 부여하는 표면 개질에 대해 조금 알겠지? 앗! 저기 날 기다리는 동생이 보여서 이만 가봐야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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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봄호] 1-전기차 모터의 효율 향상

  • 이승은
  • 2021-04-30 07:00:43

2021 SPRING 기획특집 1

전기차 모터의 효율 향상

Development of Evs and Self-Driving Cars


2021년 현재, 우리는 ‘전기차 시대’의 도입부에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연 기관 자동차만을 생산해 오던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내연 기관차에 비해 이동 거리에 있어서 큰 약점이 있었지만, 배터리 용량의 증대 덕분에 경쟁력을 갖췄고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10년 뒤에는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의 시장 점유율을 앞지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전기차의 발전에 힘입어, 전기차 기반의 자율 주행차도 연구를 넘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특집의 주제는 전기차의 발전과 자율 주행차입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의 효율 그리고 자율 주행의 핵심 기술인 SLAM까지, 한번 알아볼까요?



전기차와 자율주행 1
올해 초, 국내 자동차 기업에서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여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전기차는 예전부터 꾸준히 출시되어 왔는데, 이번에 선보인 것은 주행 가능 거리가 한층 늘어났고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환경부는 올해 10만 1,00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전기차는 수많은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전기차는 내연 기관차보다 역사가 40년이나 앞서지만, 개
개선되어야 할 점 중 하나는 내연 기관차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짧은 주행 거리인데요.
이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면서 전기차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엔진 효율이 높아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엔진 효율이 어떤 원리로 좌우되며, 궁극적으로 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전기차 모터 효율의 중요성

자동차의 엔진 효율이란 연료의 연소로 발생한 에너지 중 자동차를 굴리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의 비율을 뜻합니다. 전기차의 효율은 약 60~65%로 약 35~40%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데, 손실의 절반가량은 모터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전기 모터를 돌릴 때 모터에 있는 전기강판 Electrical steel에서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입니다. 전기강판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전기차의 모터를 살펴볼까요? 전기차에 많이 쓰이는 모터는 교류 전기를 사용하는 AC Alternating current 모터입니다. 직류 전기를 사용하는 DC Direct current 모터보다 내구성이 좋고, 유지 보수가 거의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또한, AC 모터는 정교한 속도 조절에 용이하며 발열 문제가 적습니다. AC 모터의 구조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쉐보레의 전기차인 ‘볼트 EV'의 AC 모터

AC 모터를 이루는 부품 중 고정자 Stator회전자 Rotor에는 자성을 띠는 철심이 있어 두 철심의 자기장이 상호 작용하면서 유도 전기를 생성하는데요. 이 철심이 바로 전기강판입니다. 전기강판에는 무방향성 전기강판과 방향성 전기강판이 있습니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강판 내부의 결정이 방향성 없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전기강판으로, 전동기나 발전기 같은 회전기 제품의 철심에 쓰입니다. 반면 방향성 전기강판은 강판 내부 결정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켜 자기적 성능을 높인 전기강판으로, 변압기 철심의 재료입니다. 둘 중에서 전기차에 사용되는 것은 무방향성 전기강판입니다. 모터, 그 안에서도 전기강판의 에너지 손실이 전기차 에너지 손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기차의 엔진 효율을 높이는 데에 전기강판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기강판의 철손

전기강판의 에너지 효율을 논할 때 꼭 필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철손Core loss인데요. 이는 전기강판의 효율 혹은 등급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철손은 철심이 특정 주파수에서 소정의 자속 밀도를 얻기 위해 필요한 손실로 정의됩니다. 자속 밀도는 자기장의 세기에 비례하는 값으로, 물체가 자기장에 반응하는 특성까지 고려한 물리량입니다. 철심이 자화될 때, 즉, 자석의 성질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여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이죠. 따라서 철손이 낮을수록 에너지 손실이 적어서 전기강판의 효율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철손은 히스테리시스 손실과 와전류 손실의 합으로 나타냅니다. 먼저 히스테리시스 손실이란 철심에 외부 자기장을 걸었다가 제거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입니다. 그래프를 보며 이해해 봅시다. 철심에 전류가 흐르면 전자기 유도에 의해 철심 주위로 자기장이 생성됩니다. 전기가 흐르지 않는, 즉 외부 자기장이 없는 초기의 철심은 내부 자속 밀도가 0입니다(점 o). 자기장의 세기를 늘릴수록 자속 밀도의 값이 증가하다가 특정 세기 이상부터는 자속 밀도가 최대가 되며, 이 시점에서 철심이 ‘포화’되었다고 합니다(점 a). 이때, 포화된 철심에 가했던 자기장을 제거하면 자속 밀도가 어떻게 변화할까요? 자속 밀도가 경로 ao를 따라 감소하다가 결국 초깃값인 0에 도달할 거라 예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경로 ab를 따릅니다.
히스테리시스 손실의 그래프

그 이유는 철심에 걸린 외부 자기장을 제거해도 잔류 자기가 ob만큼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철심뿐만 아니라 모든 자성체에 해당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정지시키거나 운동 방향을 바꾸려면 잔류 자기를 없애야 합니다. ob에 해당하는 잔류 자기를 없애 점 c에 도달하고자 인위적으로 가해 주는 반대 방향의 자기력을 보자력이라 하며, 그래프에서 그 크기는 co에 대응됩니다. 가해 준 보자력으로 인해 에너지 측면에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손실이 바로 히스테리시스 손실[링크-히스테리시스 손실 더 알아보기]입니다. 히스테리시스 손실은 아래의 공식으로 표현됩니다.


$$P_h = k_hfB_m^n$$
$k_h$ : 물체의 고유한 히스테리시스 상수
$f$ : 교류 주파수
$B_m$ : 최대 자속 밀도
$n$ : 자성 재료의 성질에 의존하는 스타인 메츠 상수 (철심의 경우, 1.6)


와전류 손실은 이름 그대로 철심에 와전류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손실입니다. 와전류란 자기장이 도체를 통과했을 때 도체 표면에서 소용돌이 모양으로 도는 전류를 의미합니다. 와전류가 흐를 때 도체 표면에 존재하는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하여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이 와전류 손실[링크-와전류 손실 더 알아보기]입니다. 와전류 손실은 아래의 공식으로 표현됩니다.


$$P_e = k_e(tfB_m)^2$$
$k_e$ : 도전율(물질에서 전류가 잘 흐르는 정도)
$t$ : 자기장이 통과하는 도체의 두께
$f$ : 교류 주파수
$B_m$ : 최대 자속 밀도



철손은 히스테리시스 손실과 와전류 손실의 합이므로, 아래의 식으로 표현됩니다.



$$P = P_h + P_e = k_hfB_m + k_e(tfB_m)^2$$



히스테리스 손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히스테리시스 손실 더 알아보기

와전류 손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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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철손 저감 방법

앞서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기강판의 철손을 낮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철손 공식에 포함된 물리량들의 값을 줄여 철손을 저감하는 방법으론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규소강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규소강판은 순철인 일반 전기강판보다 규소 함유량이 많은데, 철에 규소를 첨가하면 전기 저항이 증가하며 도전율 ke가 감소해서, 결국 와전류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성층이라 불리는 방법입니다. 성층은 얇은 철심을 여러 겹 겹치는 것으로, 철심 두께의 제곱(t^2) 값을 감소시켜 와전류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히스테리시스 손실과 와전류 손실 공식에 모두 포함된 자속 밀도 Bm을 줄이는 것이 세 번째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들로 모터에 사용되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철손을 낮출 수 있습니다.


전기강판의 철손을 낮추는 연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니, 전기차의 주행 거리 문제의 개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전기차의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모터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보았는데요.
모터의 효율 향상뿐 아니라 배터리의 효율 향상으로도 전기차의 한계점을 개선할 수 있답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다음 꼭지에서 알아봅시다!


[참고문헌]
1. 이훈. (2021). [특별기획] ‘아이오닉5’부터 준중형 SUV까지 ... 2021년 전기차 대거 몰려온다 : 정부, 올해 10만 1,000대 보급 계획 아이오닉5부터 테슬라Y까지 모든 차종 출격 예정. 전기저널, 40-41.
2. 김재관. (2015). 친환경자동차 구동모터용 전기강판 및 이용 기술. 한국자기학회 학술연구발표회 논문개요집, 64-64.
3. Raluca Maria Fratila, Jesús Martínez De La Fuente, In Micro and Nano Technologies, 「Nanomaterials for Magnetic and Optical Hyperthermia Applications」, Elsevier, 2019, Pages 41-60.
4. Muhammad H. Rashid, 「Power Electronics Handbook (Fourth Edition)」, Butterworth-Heinemann, 2018, Pages 571-589.
5. Maria Dems, Krzysztof Komeza, Jacek Szulakowski, Witold Kubiak, (2018) "Modeling of core loss for non-oriented electrical steel", COMPEL - The international journal for computation and mathematics in electrical and electronic engineering.


기획특집 ② - 전기차 배터리의 진화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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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MI 26기 전자전기공학과 이승은

예비 포스테키안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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