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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봄호] 2-화학공학과가 본 '황사 X 미세먼지'

  • 문준혁
  • 2022-06-24 07:01:21

2022 SPRING 공대생이 보는 세상 2

화학공학과가 본 '황사 X 미세먼지'
Dept. of Chemical Engineering



어휴, 하늘 뿌연 것 좀 봐! 오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라고 하네. 괜히 숨쉬기 힘든 것 같고 그렇다니까. 그런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먼지의 농도는 대체 어떻게 측정하는 걸까? 미세먼지 농도 측정 방법에는 수동 측정법과 자동 측정법이 있는데, 자동 측정법 중에서도 빛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서 미세먼지 농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베타선 흡수법$\beta$-Ray Absorption Method광산란법Light Scattering Method에 대해 알려줄게! 먼저, 베타선 흡수법은 광원으로부터 조사된 베타선이 먼지가 포집된 필터 위를 투과할 때, 먼지를 투과하면서 흡수되거나 소멸하는 베타선의 상대적인 세기를 측정하여 미세먼지의 농도를 측 정하는 방법이야. 아래 두 식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최종적으로 구할 수 있어.
I = I 0 × e x p ( μ X ) C ( μ g / m 3 ) = S μ Q t l n ( I I 0 )
첫 번째 식에서 $I$는 필터 투과 후, $I_0$는 필터 투과 전 베타선의 세기를 뜻해. 그리고 $\mu$ 와 $X$는 각각 베타선 질량 흡수 소멸 계수, 단위 면적당 채취된 먼지의 질량을 의미하지. 이렇게 구한 I를 두 번째 식에 대입하면 최종 미세먼지 농도 $C$를 구할 수 있어. 이때 $S$는 필터의 면적, $Q$는 흡입된 공기량, $\triangle t$ 는 채취 시간이야. 베타선 흡수법은 대기 중 미세먼지를 먼저 채취해야 하므로 실시간 측정이 어렵지만,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표준 측정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어. 다음은 광산란법이야. 어떤 입자에 빛을 조사하면 입자에 의해 빛이 산란하는데,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 입자와 물리적 성질이 같은 입자의 빛을 조사하면 산란하는 빛의 양이 입자의 질량 농도에 비례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방법이야. 산란한 빛을 모아 전기적 신호를 이용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거지. 광산란법은 베타선 흡수법보다 오차율이 높지만, 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이런 기술들 덕에 우리가 쉽게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거야
지금까지 화학공학과가 본 '황사 X 미세먼지'였어. 다른 학과는 어떻게 봤을 지 궁금하지 않니?
[NEXT] 3- 전자전기공학과가 본 '황사 X 미세먼지'

ALIMI 27기 무은재학부 문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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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겨울호] 슬기로운 겨울방학 보내기

  • 문준혁
  • 2022-04-08 07:00:47

2021 WINTER 알스토리①

슬기로운 겨울방학 보내기
How to Spend Your Winter Vacation Wisely


길었던 1년의 학교생활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네요.
다사다난했던 올해, 학교에 다니는 여러분이 잘 적응하고 있을지 걱정되면서도 계속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저에게 겨울방학은 가장 두려우면서도 나태해지기 쉬운 시간이었어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이번 알스토리에서는 어떻게 겨울방학을 맞이하면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글을 읽으며 치열했던 여러분의 1년을 위로하고 잠깐이나마 편안하게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무은재학부 21학번 문준혁

# 2021년을 돌아보며 목표 세우기

겨울이 되면 열정을 쏟아부은 학교 일들이 점차 마무리되면서 점점 나태해지는 자신을 느낄 때가 많을 거예요.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집중이 잘 안 되거나 무기력함을 느낄 때면 저는 책을 덮고 잠시 공원을 걸었어요. 걷다 보면 자연스레 한 해 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 생각이 났었죠. 보통 힘들었던 순간이 먼저 떠올라요. 학기 중에 연극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연극 연습과 공부를 병행했던 저는 그 당시 과로로 힘들었던 날들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그렇지만 힘들었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성장한 나의 모습이 보였어요. 분명 저는 시간 관리를 잘하지 못했는데 힘든 시간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기어코 이겨낸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공원을 걸으면서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돌아보며 자존감도 되찾고, “여기서 무너질 내가 아니지!”하며 자극을 받았어요. 사람이 나태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무작정 문제집이나 기출문제를 푼다면, 잘 풀리지 않게 되는 순간부터 금방 지쳐버리는 것처럼요. 문제를 푸는 목적이 뚜렷하다면 확실한 동기부여를 받고 목표를 채우려는 끈기를 가질 수 있어요. 그렇기에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뚜렷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기 중에 나를 돌아보며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채우는 방향으로 목표를 정하는 거죠. 특히, 겨울방학은 다음 학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가장 어려운 시간이에요. 자신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죠. 계속되는 공부에 지친 여러분, 오늘은 잠시 책을 덮어두고 지난 한 해 동안 나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무작정 달리다가 금방 지쳐버릴 수 있기에, 나태해진 자신을 발견했다면 지난 학교생활을 돌아보며 목표 지점을 재설정하고 꾸준히 달려봅시다.

# 겨울방학은 새 학년의 시작

부족했던 과목을 보충하기, 독서나 운동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기 등 학기 중에 새로운 목표를 실현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죠. 겨울방학을 학기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새 학년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목표를 실현해 보세요.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목표를 겨울방학 때 도전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2학년에 공부를 하면서 저의 관심 분야를 찾아서 3학년 때는 관심 분야를 심화 학습하기로 다짐했어요. 그래서 겨울방학 동안 관련 동아리를 기획하는 시간을 가졌죠. 또한, 학기 중에 건강이 나빠져 겨울방학에는 아침에 공원을 걷는 습관을 들이기도 했어요. 물론 계획한 대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죠. 그렇기에 저는 매일의 작은 성과에 기뻐하며, “더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한 내가 자랑스럽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저의 계획을 실천했답니다. 여러분도 매일 성장하는 자신에 보람을 느끼며 더욱더 슬기로운 겨울방학을 지내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이유는 예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

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셨을 때 만족스러웠든 만족스럽지 않았든 지금까지 여러분의 노력이 새로운 출발을 위한 나무가 되기에 자신감 있게 앞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더 나은 내일을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2022년에도 전국의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 모두 파이팅!

ALIMI 27기 무은재학부 문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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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뱅크

  • 문준혁
  • 2022-01-07 07:01:17

2021 AUTUMN 알턴십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뱅크
인류의 미래를 위한 야생 작물 종자 저장 및 분석 기관
알턴십 3번째 이야기! 이번 알턴십은 캠퍼스를 벗어나 전국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뱅크에서 일일 인턴이 되어봤습니다.
시드뱅크 종자보전연구실에서 종자의 활력 검정과 종자 저장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독자분이라면 미래를 위해 종자를 저장하는 시드뱅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시드뱅크가 인류를 위해 어떠한 공헌을 하고 있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26기 김민수
27기 문준혁
 

#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봉화군 백두대간에 위치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수목원입니다. 호랑이숲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2011년에 조성되어 백두대간과 고산 지대에 있는 산림 생물 자원을 수집 및 연구하여 생물 다양성 확대를 위해 많은 일을 합니다. 세계 최초로 시드뱅크Seed Bank시드볼트Seed Vault를 함께 운영하여 미래의 야생 식물 종자를 보존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드뱅크와 시드볼트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종자를 장기 저장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시드볼트는 종자를 저장하여 사라져가는 식물을 보존하려는 데에 반해, 시드뱅크는 알려지지 않은 야생 식물을 연구하기 위해 이용하거나 활용하려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오늘 자세하게 살펴볼 시드뱅크의 기능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종자를 저장하는 기능도 있지만, 어떤 종자를 저장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저장할 수 있는지 종자의 특성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야생 식물 종자 보존을 선도하는 세계적 규모의 수목원입니다.
이외에도 산림생물자원을 보전하고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

# 모든 종자를 저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종자의 활력 검정

자연 속에서 종자를 수집해 오면 그것을 그대로 시드뱅크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집해 온 종자 중에 품질이 좋은 종자만을 선별해야 합니다. 이를 종자의 활력을 검정하는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종자의 활력이란 종자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발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죠. 종자보전연구실에서는 종자의 활력 검정뿐만 아니라, 저장할 종자의 저장 수명에 대한 연구와 종자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합니다. 활력 검정 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종자보전연구실은 다양한 종자의 특성을 분석하여 종자 저장고에 들어갈 건강한 종자들을 선별해낸답니다.

종자보전연구팀 이야기


첫 번째로 종자의 충실률 측정을 위해 X-ray 검정을 진행합니다. 보통 속이 꽉 찬 종자를 충실률이 높다고 말하는데요. 비파괴종자분석실에서 종자에 X선을 투과하여 그 내부를 보면 다음의 사진처럼 속이 꽉 찬 충실한 종자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X-ray 검정을 통해 확인하는 속이 꽉 찬 종자의 모습

두 번째는 종자발아연구실에서 충실률이 높은 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발아 검정 단계입니다. 발아는 싹트는 것을 의미하며, 발아 검정을 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일단 배지culture medium라는 투명한 용기에 종자를 올려놓아야 하는데요. 이를 치상이라고 합니다. 종자를 치상한 배지를 체임버라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실험기기에 넣으면 됩니다. 이때, 종자마다 발아 온도나 광 조건이 달라서 이를 사전에 조사하여 체임버의 온도를 조절한 후에 종자를 담은 배지를 넣어야 합니다. 이후 약 30일 정도 기다리며 발아가 잘 일어나는 종자를 선별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아 조건을 알지 못했던 야생 식물의 발아 방법을 연구하기도 하며 각 종자의 발아율과 발아 온도 등을 알 수 있답니다.

직접 종자를 치상해 본 알리미들

마지막으로 테트라졸리움Tetrazolium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종종 적절한 내부 온도 조건에서도 발아하지 않는 종자들이 있는데요. 이러한 종자들을 휴면 상태에 있다고 말합니다. TZ 테스트는 종자의 휴면 및 생존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간단하게 물을 먹은 종자가 호흡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건데요. 호흡에 관여하는 효소인 탈수 효소는 기질과 반응하여 수소 이온을 내는데, 이것이 무색의 테트라졸리움과 반응하여 붉은색의 포마잔Formazan을 형성합니다. 이때 포마잔의 분포와 강도를 보며 종자의 활력을 판별할 수 있답니다. 종자의 활력 검정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그 시간도 불규칙하기 때문에 일일 인턴으로서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테트라졸리움 검정법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종자의 활력 검정을 위한 TZ 테스트

#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는 종자 저장 과정

그럼 지금부터는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종자가 저장되는 전체 과정을 살펴볼까요? 일단 종자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종자를 수집해야 합니다. 종자는 순수한 종자 형태로 수집되는 것이 아니라 종자를 품은 열매 형태로 수집됩니다. 따라서 순수한 종자만을 얻기 위해 수집한 종자를 정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정선한 종자들을 대상으로 앞서 설명해 드린 활력 검정을 진행하면 저장고에 우수한 종자들이 저장되는 겁니다.

종자저장실은 총 5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후숙실, 2개의 건조실 그리고 2개의 저장고가 있는데요. 후숙실은 미성숙한 종자를 1주나 2주 정도 성숙시켜주는 방입니다. 2개의 건조실은 온도 15℃, 습도 15%로 같지만, 기능이 다릅니다. 하나는 건조를 통해 정선을 용이하게 하지만, 다른 하나는 실제로 저장할 종자의 수분 함량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최종적으로 종자를 저장하는 저장고에는 단기 저장고와 중기 저장고가 있는데요. 단기 저장고는 주로 난저장성 종자를 저장하거나 연구하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여러 연구 과정을 거친 종자를 최종적으로 중기 저장고에 저장하여, 미래를 위해 종자를 보관한답니다.

중기 저장고 속 저장되어 있는 종자들
중기 저장고에 들어온 알리미들

종자보존저장팀은 종자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자를 종자저장실에 저장합니다.

종자보존저장팀


# 알턴십을 마치며

알턴십 덕분에, 시드뱅크 종자보전연구실에서 종자의 활력 검정부터 저장 과정까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야생 식물 보존 및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종류의 종자를 저장하고 연구하는 것을 보며 연구원분들이 자연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야생 식물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시는 종자보전연구실 연구원분들께 감사드리고, 이 글을 읽음으로써 구독자분들도 종자 보전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알턴십 진행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알턴십 영상에서는 더욱더 재미있는 내용이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ALIMI 27기 무은재학부 문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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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여름호] 촉망받는 물리학도에서 예술가가 되기까지, 배요섭 선배님과의 만남

  • 문준혁
  • 2021-09-24 07:00:40

2021 SUMMER 알리미가 만난 사람
촉망받는 물리학도에서 예술가가 되기까지, 배요섭 선배님과의 이야기
From being a promising physicist to becoming an artist, a story with Yousub Bae

여러분께서는 급격하게 진로가 바뀐 적이 있나요?
포스텍에서 얻은 경험을 백 프로 활용하여 ‘뛰다’라는 공연창작집단에서 연출가로 활동 중이신 배요섭 선배님.
분명 진로가 바뀌었지만, 그 이전의 경험들이 새로운 도전에 좋은 양분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촉망받는 물리학도에서 예술가가 되기까지 선배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배요섭 선배님에 대하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궁리소, 뛰다’에서 연출가이자, 연구원, 그리고 작가로 활동하는 배요섭입니다. 90년도에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했고, 97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연출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극의 꿈을 펼쳤어요. 2001년에 졸업하고, 그 해에 동료들과 함께 공연창작집단 ‘뛰다’를 창단했습니다. 20년 넘게 극단을 이어가고 있고, 현재 강원도 화천에서 예술가 레지던시 Artist Residency ‘예술텃밭’을 운영하면서 예술 문화 확대에 힘쓰고 있어요.


예술가 레지던시는 예술가들이 어느 지역이나 공간에 머물면서 창작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해요.
[YOUTUBE] 뛰다의 예술가 레지던시, 예술텃밭

1장 # 포스텍, 진로, 물리학


포스텍의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고등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포스텍을 수석으로 입학했어요. 물리와 수학에 관심이 많아 물리학과를 진학했는데, 물리 공부가 재밌어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성적이 좋았죠. 방학 때는 열심히 연구하는 촉망받는 물리학도였답니다. 그리고 ‘삶터’라는 풍물반에서 장구를 치는 것을 매우 좋아했어요. 친구와 함께 새벽에도 동아리방에서 장구를 칠 정도였죠. 장구를 직접 제작해보기도 했어요. 통을 만들고 칠 작업과 말리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거쳐 장구를 만들었죠.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통 구조, 가죽 소재, 줄의 장력 등을 바꿔가며 소리를 녹음하여 그것의 파형을 분석했고, 이를 논문으로 기재했답니다. 방학에는 효자동에 방을 잡아 풍물놀이를 전수할 만큼 풍물을 즐겼어요. 이렇게 포스텍에서 4년을 정말 알차게 보냈어요. 포스텍은 저에게 집이고 학교이면서 놀이터였답니다.


그렇다면 연극은 어떻게 시작하신 걸까요?


대학 졸업 직전까지도 물리학자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졸업 한두 달 전에 직관적으로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구실의 하얀 벽 때문이었죠. 방학 때마다 연구를 하면서, 온종일 바라보는 하얀 벽에서 외로움을 느꼈어요. 새로운 길을 찾다가, 풍물 공연 때 느낀 무대가 떠올랐어요.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를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연이란 생각이 들었고, 문득 연극이 떠올랐죠. 연극 경험이 없었기에, 졸업 직전에 부산의 한 극단에 들어가 6개월간 현장에서 연극을 배웠어요. 이후 군대를 다녀오고 연극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입학했어요. 나름 교수님께 촉망받는 물리학도였기에,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왜 굳이 다른 길을 선택하냐’며 많이 반대했어요. 하지만, 저는 연극이 물리학과 다른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포스텍에서 배운 물리학적 지식이 현재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고 있죠.


물리학과의 경험이 현재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시네요!


‘뛰다’에서는 구체적인 질문을 가지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물리학과에서 겪었던 사고방식과 작업 방식이 현재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현재 벨기에 리에주 국립극단과 함께 작업 중인 라는 작품이 있는데, 쿼크 이론을 최초로 주장한 물리학자인 머리 겔만의 자서전 제목에서 따왔어요. 물리학의 끈이론처럼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을 사람들이 계속해서 알아내려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해요. “맥스웰 방정식,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물리학 이론들이 증명될 거라는 기대나 근거에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계속해서 연구하는 거죠. 이때 ‘아름다움은 어디서 왔을까’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이러한 질문을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과 나누면서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작품이 물리학에서 하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물리학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죠.

2장 # 연극, 뛰다


공연창작집단 ‘궁리소, 뛰다’는 창작 공연, 예술가 또는 지역과의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해요. 선배님은 어떠한 일을 하고 계실까요?


‘심장이 뛴다, 어디든 가자’라는 뜻의 ‘뛰다’로 이름을 지었어요. 저는 주로 연출을 담당하며, 배우들과 함께 훈련을 받고 글쓰기, 소리 분석 등 다방면으로 작품 창작 방식을 연구하고 있어요. 2010년에는 강원도 화천에 있는 폐교를 스튜디오로 만들어 변화를 시도했어요. 전통적인 연극 방식에서 벗어나 연극이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도록 커뮤니티 연극 Community Theatre을 진행해왔는데, 서울에서는 한계가 있었죠. 화천에 오니까 커뮤니티와의 협업이나 자유로운 공연이 가능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어요. 또한, 예술텃밭을 매개로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성장시키고 있어요.


커뮤니티 연극은 커뮤니티 구성원과 연극인들 간의 협력으로 만든 연극이에요.

예술텃밭과 커뮤니티 연극



실제로 한 연극에서 관객 중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즉흥 공연을 한 적이 있으시다고 해요. 그렇다면, 선배님께 연극은 어떠한 의미일까요?


연극은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기술은 아니죠. 연기를 못한다고 회사를 못 차리고 취직을 못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일상에서 쓸모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쓸모없음은 필요하며, 연극이 그러하다고 생각해요. ‘예술은 왜 필요할까?’,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결국 판단의 주체인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의문이 들죠. 저에게 연극은 나를 알아내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을 가지고 공연을 하는 것이 제가 연극을 하는 이유입니다.

3장 # 마무리


진로를 고민 중인 전국의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 선배님의 진심을 담은 한마디를 들어볼까요?


저는 고등학생 때의 기억이 많이 없어요. 사춘기 때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공부나 하자’라는 생각으로 공부만 하는 암울한 시기를 보냈죠. 제가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공부 이외의 삶을 충만하게 해줄 기회를 찾을 것 같아요. 또한, 물리학과에서 공부할 때, 수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 줄 알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세계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우주를 바라보기 위해서 이러한 도구들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중요한 고민을 하지 못했죠. ‘만약 이러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분이 계셨다면, 물리학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더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학교를 또 4년 다니면서 새로운 길을 찾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요. 여러분이 학교에서 무슨 공부를 하고 어느 학과를 가든,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공부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배요섭 선배님.

인터뷰 내내 물리학을 배우기를 참 잘했다며,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 포스텍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의 경험이 새로운 도전을 위한 디딤돌이 된 거죠.

여러분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줄이시고,
남은 학교생활 동안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을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분명 지금까지 배워온 공부가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이 선배님의 이야기를 읽고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유쾌하게 이야기를 전해주신 배요섭 선배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의 막을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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