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IAN 기사 보기

[2021 겨울호] 이주행 선배님과의 이야기

  • 김민수
  • 2022-02-11 07:00:50

2021 WINTER 알리미가 만난 사람
“인생을 길게 보시고, 좋아하시는 일을 하세요. ”
이주행 선배님과의 이야기

“Look at life for a long time and do what you like.”
A story with Joohaeng Lee

여러분은 알고리즘, 인공지능을 생각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음성 인식 같은 공학적인 기술들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번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서는 알고리즘, 인공지능을 이용한 독창적인 작가 활동으로 예술계의 주목을 받은 이주행 선배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선배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포스테키안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스텍에 1990년도에 전자계산학과(현 컴퓨터공학과)로 입학하여, 1999년도에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컴퓨터공학과 동문, 이주행[링크] 이주행 선배님 노션입니다.




선배님께서는 포스텍 재학 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신시사이저 같은 컴퓨터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기숙사에서 컴퓨터와 신시사이저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독특한 학생이었는데요. 어느 날, 포스텍 컴퓨터공학과의 컴퓨터 그래픽스 연구실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하는데 교수님께서 배경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하셨나 봐요. 그래서 지인 소개로 거기서 컴퓨터 음악을 만들면서 학부생일 때부터 연구참여를 시작했어요. 연구참여를 하면서 연구실 분들과 교수님도 너무 좋았고, 여기서 뛰어난 성능의 비싼 컴퓨터들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이 연구실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기로 했습니다.


현재 ETRI에 소속되어 계시는데, 선배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제가 전공한 컴퓨터 그래픽스 Computer Graphics분야는 모양, 형상, 애니메이션, 움직임, 그리고 색깔에 대해 수학적인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하는 학문이에요. 그리고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링크] 이주행 선배님 ETRI 프로필에 와서는 연구 분야가 컴퓨터 비전, 기계 학습, 로보틱스, 자율 주행 분야까지 넓어졌습니다. 이렇게 연구 분야를 넓힐 수 있었던 이유는 전공 분야를 공부하면서 수학적인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것들을 응용할 수 있는 기초를 탄탄히 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최근에는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 세트를 가상으로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가로서의 활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작가 활동은 ‘코드로 그린 그림’이에요. 이를 아래의 코드 한 줄로 표현할 수 있어요.

imgL = Table[f[imagination, Param->p, Author->”Joo-Haeng Lee”], {p, paramL}]

예전에는 함수 f에 제 연구 분야인 컴퓨터 그래픽스와 관련된 코드를 사용했다면, 지금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코드가 들어가죠. 위의 코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수 f가 아닌 작가의 상상, imagination입니다.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이 상상과 제 생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함수 f를 구현하는 것이 바로 작가인 제 역할입니다.[링크] 유튜브 강연


작가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공학적인 목적을 가지고 컴퓨터 그래픽스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었는데, 2013년부터는 그림 그 자체가 예뻐서 그리고 있어요. 또, 제가 살던 곳이 미술관 바로 옆이어서 미술관에 엄청 많이 갔었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내 그림이 여기 걸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실제로 이 생각을 하고 그린 그림이 미술관에 전시되었어요.

작가 이주행 선배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면 아래 인터뷰도 같이 보세요!

[Daejeon Biennale 2020 AI] Artist talk | LEE Joo-haeng 이주행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인 ‘Pebblous’도 창업 중이시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회사인가요?


두 단어로 이야기하자면 ‘데이터 클리닉’ 회사입니다. 제 현재 연구 분야와도 관련이 있는데요. 먼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에는 양질의 데이터가 꼭 필요합니다. 현재의 데이터 세트는 산탄총에 비유할 수 있어요. 많은 데이터를 흩뿌려서 학습시키는데, 이런 방식은 인공지능이 불필요한 상황까지 학습하거나 중요한 상황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얻지 못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죠.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데이터 세트를 평가하여 이를 진단하는 리포트와 인증을 만들고, 마치 저격용 총처럼 빈 상황을 메우고 꼭 필요한 데이터 세트를 맞춤 제공하는 회사입니다.[링크] 이주행 선배님의 창업 이야기


다양한 일들을 하고 계시는데, 선배님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신가요?


저는 오랫동안, 한 인간으로서 완전한 독립을 꿈꿔오던 사람이었어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독립은 ‘바닥부터 시작해서 무언가를 일궈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매년 ‘어떻게 독립을 준비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며 새해를 시작하죠. 결론적으로, 제가 세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받은 만큼 무언가 좋은 것을 만들어서 세상에 베푸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선배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공계열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인생을 길게 보시면 좋겠어요. 지금 느끼기에 인기 있는 학문을 따라가시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기초적인 것들을 20대처럼 시간이 많을 때 꾸준히 공부해 보세요. 아마 이때 배우는 것들을 평생 사용할 것이고, 이것들로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이처럼 긴 호흡으로 공부를 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고, 바로 그 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동문이시자, 최근에는 ‘위대한 포스테키안’으로도 선정되신 이주행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시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것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독립을 추구하시는 삶의 태도에서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은 펜을 잠시 내려놓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있을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소중한 시간 내어 의미 있는 말씀을 해 주신 이주행 선배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ALIMI 기 김민수

기사 모아 보기
공유하기
목록

POSTECHIAN 기사 보기

[2021 봄호] 2 - 화학과가 본 교실

  • 김민수
  • 2021-07-09 07:00:19

2021 SPRING 공대생이 보는 세상 2

화학과가 본 교실
Dept. of Chemistry







와...벌써 새 학기가 시작했네...

이번 학기도 열심히 해야겠다! 어? 필통에 HB, B심 연필이랑 지우개가 있네!
연필심 앞에 붙는 알파벳은 어떤 차이를 나타내고, 그 차이는 무엇이 만드는 것일까? 또, 지우개는 어떻게 연필을 지울 수 있는 걸까?

흑연의 구조
흑연의 구조

연필심을 탄소 동소체의 한 종류인 흑연 Graphite으로 만드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거야. 구체적으로는 점토와 흑연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연필과 지우개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흑연에 대해 알아보자.
흑연은 그래핀 Graphene이라고 불리는 육각형 모양으로 결합한 2차원의 탄소층이 반데르발스 힘 van der Waals force으로 연결된 구조지. 여기서 반데르발스 힘은 무극성 분자에서 다양한 쌍극자 사이의 인력으로 인한 힘이야. 반데르발스 힘은 다른 분자 간 상호작용보다 약한데, 이로 인해 흑연도 무르다는 특징이 있지.


반데르발스 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봐!

반데르발스 힘 더 알아보기

그렇다면 글씨는 어떻게 쓰여지는 걸까?

우리가 보는 글씨는 연필을 쓸 때 연필심 속 흑연의 그래핀이 층층이 밀려나면서 종이에 남은 검은 자국이야. 이때 점토와 흑연 조합 비율의 차이가 진하기의 차이를 만드는데, 점토 비율이 높아질수록 연필심이 단단해지고, 적을수록 연필심이 물러져. B 앞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점토의 비율이 낮아서 연필심이 더 무르고, 더 많은 흑연이 종이에 남아 글씨가 진하게 보이는 거지. 이런 의미를 담아서 연필심의 B는 Black, H는 Hard의 앞글자를 따온 거라고 해.

지우개는 연필과 정확히 반대의 원리야!

플라스틱 지우개는 염화 비닐, 가소제, 세라믹스 분말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때 가소제 PlasticizerPlasticizer에는 흑연의 분자 구조와 비슷한 탄소의 이중 결합이 있어서 흑연과의 결합력이 크다는 특징이 있지. 지우개로 종이를 문지르면, 먼저 세라믹스 분말이 종이 섬유를 적당히 깎아내어 가소제와 흑연이 결합하기 쉽게 해. 그리고 가소제와 흑연 사이의 결합력이 흑연과 종이 섬유 사이의 인력보다 크기 때문에 가소제가 종이 섬유에 남아있던 흑연을 떼어내고, 필기를 지울 수 있는 것이야.

지금까지 우리가 쓰는 연필과 지우개에 어떤 원리가 숨어져 있는지 알아보았어! 간단해 보이는 연필과 지우개에도 이렇게 많은 과학적인 원리가 있다니 정말 신기한 것 같아.

앗! 종이 쳐서 나는 다시 수업 들으러 갈게! 안녕~.

ALIMI 기 김민수

기사 모아 보기
공유하기
목록

POSTECHIAN 기사 보기

[2020 겨울호]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한 3명의 과학자

  • 김민수
  • 2021-03-05 08:00:57

2020 WINTER Hello Nobel
노벨상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한 3명의 과학자
2020 노벨 물리학상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인 방법을 통해 입증한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실제로 블랙홀을 관측한 라인하르트 겐첼 미국 버클리대 교수, 앤드리아 게즈 UCLA 교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들은 각자 수학적, 관측적 방법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한 공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연구가 노벨상을 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전까지는 사람들의 머릿속이나 노트에서만 존재하던 블랙홀이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존재함을 밝혔기 때문인데요.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블랙홀의 개념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2020 노벨 물리학상 홈페이지


로저 펜로즈 교수 Sir Roger Penrose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 교수 Reinhard Genzel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 교수 Andrea Ghez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블랙홀의 개념은 1783년에 영국의 과학자 존 미첼로부터 처음 등장합니다. 그는 캐번디시라는 과학자에게 쓴 편지에서 “만약 태양과 같은 밀도를 가진 어떤 구체의 반지름이 태양의 500분의 1로 줄어든다면, 무한한 높이에서 그 구체로 낙하하는 물체는 표면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얻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빛이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관성량에 비례하는 인력을 받게 된다면, 이런 구체에서 방출되는 모든 빛은 구체의 자체 중력으로 인해 구체로 되돌아가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처음으로 블랙홀의 개념을 이야기하죠. 그 이후 라플라스라는 수학자가 1796년에 같은 개념을 이야기하지만, 학계에서 완전히 무시당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세기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제시한 일반상대성이론Theory of General Relativity이 등장하면서 블랙홀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등가원리에 기반한 ‘중력이 질량으로 인해 시공간이 휘어지면서 생기는 효과’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공간상의 한 영역에 질량이 특정 밀도를 넘어 밀집되면, 시공간의 휘어짐이 만들어 내는 중력으로 인해 빛마저도 빠져나올 수 없는 영역의 존재를 예측합니다. 그리고 이를 블랙홀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블랙홀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도록 하는 가시광선을 포함한 모든 것을 흡수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어 검다는 의미를 담아 붙었습니다.

펜로즈의 Spherically symmetrical collapse 다이어그램



이렇듯 블랙홀은 이론에서만 존재하였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만 존재하는 허상이라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1965년에 로저 펜로즈 교수Sir Roger Penrose [링크 - 로저 펜로즈 교수 연구소 페이지]가 그의 논문 ‘Gravitational collapse and space-time singularities’에서 귀류법을 통해 미분 기하학적인 개념을 포함한 수학적 논증에 성공하면서 블랙홀이 단순히 수학적인 허상이 아닌, 실제로 우리가 사는 현실에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이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창시자인 아인슈타인마저 이론으로만 그 존재를 예상하며 확신하지 못한 블랙홀이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고, 이후 블랙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관심있는 학생들은 조금 어렵지만 논문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로저 펜로즈 교수의 논문




궁수자리 A* 주위 6개 별의 추정궤도



라인하르트 겐첼 교수Reinhard Genzel[링크 - 라인하르트 겐첼 교수 페이지]와 앤드리아 게즈 교수Andrea Ghez[링크 – 앤드리아 게즈 교수 페이지]는 궁수자리 주위의 별인 궁수자리 A*주위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놀랍게도 주위의 별들은 궁수자리 A*를 중심으로 타원 궤도를 공전하고 있었는데, 주위 별의 관측값을 바탕으로 계산해 낸 궁수자리 A*의 질량은 무려 태양 질량의 430만 배라고 합니다. 이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질량이기 때문에 블랙홀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죠.


관심있는 학생들은 조금 어렵지만 논문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라인하르트 겐첼, 앤드리아 게즈 교수의 논문




M-87 블랙홀의 그림자




M-87 발견과 관련된 TED 강연 영상이에요. 한글 자막도 있으니 관심있으면 감상해봐요!

동영상 강연 보기




이렇게 이번 노벨 물리학상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던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 관측적 방법을 통해 입증한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블랙홀의 존재를 예견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많은 과학자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2019년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 M-87 블랙홀처럼 지금까지도 새로운 관측 결과와 연구들이 그의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00여 년 전에 한 천재 과학자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이론이 이렇게 완전하다니, 참 신기하지 않나요?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3명의 과학자분께 이 글을 바치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우주의 비밀을 파헤칠 분이 나오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ALIMI 기 김민수

기사 모아 보기
공유하기
목록

POSTECHIAN 기사 보기

[2020 가을호] 1 - 로켓의 원리와 연료

  • 김민수
  • 2020-10-23 14:02:22

2020 FALL 기획특집 1

로켓의 원리와 연료
Space Exploration


2020년 5월 31일, 민간 우주 기업 최초로 스페이스X가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의 우주 산업은 정부가 주도하여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민간 우주 기업이 우주를 개발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죠.
20세기 이전까지 인류에게 우주는 호기심과 경외감을 주는 미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우주 탐사를 시작한 이후, 인류는 우주에 대한 비밀을 하나씩 풀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주의 극히 일부밖에 탐사하지 못했죠.
과학 기술이 더 발전하여 우주 탐사의 기회를 늘리고 우주에 대한 지식을 넓힌다면,
언젠가는 인류가 우주를 미지의 대상이 아닌 고향처럼 생각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이번 기획특집의 주제는 우주 탐사입니다.
우주 탐사에 필요한 로켓의 원리, 로켓 회수 및 재사용 기술,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화성 탐사에 대해 알아봅시다!


우주1
최근에 미국의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에서 전 세계 민간 우주 기업 최초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민간 우주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에 발사된 ‘크루 드래건’은 ‘팰컨 9’라는 로켓에 실려서 발사되었는데요.

6톤이나 되는 크루 드래건을 어떻게 저 먼 우주까지 실어 보냈을까요?
또 자동차가 휘발유 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해 움직이듯이 로켓은 어떤 연료를 사용해서 날 수 있는 것일까요?




로켓의 원리

먼저 로켓의 원리에 대해 알아볼까요?
로켓이라고 하면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과학적 원리가 적용될 것 같지만, 그 기본적인 원리는 의외로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랍니다.
바로 뉴턴의 운동 법칙인데요. 이 법칙은 이공계열 학생이라면 거의 모두가 알고 있는 법칙이죠.
그 중 세 번째 법칙인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체 A가 다른 물체 B에 힘을 가하면,
물체 B는 물체 A에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힘을 같은 시간 동안 가한다.

이를 로켓에 적용해 봅시다.

로켓에서 작용 반작용의 법칙

로켓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긴 원통형의 로켓이 뿜고 있는 붉은 연소 가스가 연상되지 않나요?
이렇게 로켓이 날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추진제를 분사하면,
추진제 입자는 자신들이 받은 것과 같은 크기의 힘을 로켓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합니다.
이러한 힘이 모여서, 엄청난 질량을 가진 로켓이 우주를 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로켓이 연료를 연소시켜서 얻는 추력과 로켓의 질량을 알면,
뉴턴의 운동 법칙 중 두 번째 법칙인 가속도의 법칙 $\vec{F}=m\vec{a}$를 통해 로켓의 가속도를 알 수 있을까요?
눈치가 빠른 친구들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을 겁니다.

네, 추력과 로켓의 질량만으로는 가속도를 알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로켓의 질량은 연료를 연소시킴에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추진제가 연소하면서 질량이 감소하는 로켓의 상황을 반영해 세운 방정식이 있는데요. 바로 치올콥스키 로켓 방정식 Tsiolkovsky's rocket equation입니다.
이 방정식은 위에서 언급한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이용합니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의 다른 관점은 계의 운동량은 계에 외력이 작용하지 않으면 항상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로켓과 연료계에 적용해 봅시다. 운동량 보존 법칙을 이용해 수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md\vec{v} = \vec{u}dm = (\vec{v}_{\text{fuel}}-\vec{v}_{\text{rocket}})dm$


$m$ : 초기 로켓 질량

$dm$ : 로켓 질량의 변화량

$\vec{v}$ : 로켓 질량중심의 속도

$\vec{v}_{\text{rocket}}$ : 로켓 속도

$\vec{v}_{\text{fuel}}$ : 연료 분사 속도


이제, $d\vec{v}$와 $\vec{u}$가 평행하다는 가정 하에서, 변수를 분리하고 양변을 시간의 변화량 $dt$로 나누면 다음과 같이 좌변에 가속도의 형태가 나타납니다.

$$ma=m{dv \over dt}=-u{dm \over dt}$$


$a$ : 로켓의 가속도 크기


양변을 적분하기 위해서 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dt=-u{dm \over m}$$


이제 좌변과 우변을 각각 $t$와 $m$에 대해서 적분하면 다음과 같은 수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triangle v=u\ln{m_i \over m_f}$$


$m_i$ : 시작 시점($t=0$)에서의 로켓 질량

$m_f$ : 종료 시점($t=t_f$)에서의 로켓 질량


이 수식이 바로 치올콥스키 로켓 방정식입니다.

물론 공기 저항, 마찰 등을 무시하고 단순화를 거쳐 유도된 이상적인 식이지만, 이는 로켓의 원리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 줍니다.
이 방정식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triangle v$입니다.
로켓 역학에서 $\triangle v$는 로켓의 궤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속도 변화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질량이 있는 물질의 주변에는 중력장이 생기고, 이 중력장의 영향을 받는 질량을 가진 물체는 중력을 받습니다.
이때 중력은 보존력이기 때문에 퍼텐셜 에너지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성 주위의 우주선도 해당 궤도에 해당하는 퍼텐셜 에너지를 갖습니다.

$$U=-{GMm \over r}$$


$G$ : 중력 상수

$M$ : 행성의 질량

$m$ : 우주선의 질량

$r$ : 행성의 질량 중심과 우주선의 질량 중심 간 거리



여기서 $(-)$부호는 물체가 궤도에 속박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주선이 궤도를 변화시키려면, 해당 궤도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가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triangle v$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주선들이 매우 크고, 여러 단으로 되어있는 이유도 위 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로켓이 크다는 것은 처음 질량($m_i$)이 크다는 것이고, 여러 단으로 만들면 나중 질량($m_f$)을 줄여 $\triangle v$를 키워 궤도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뉴턴의 운동 법칙이라는 익숙한 원리가, 결국 로켓의 기본적인 원리를 구성하는 핵심 법칙입니다. 멋지지 않나요?

로켓의 추진제

로켓의 원리에서 알 수 있듯이 로켓은 추력을 얻기 위해 추진제 Propellant가 필요하죠.
로켓의 추진제에는 고체, 액체 추진제로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로켓에서 사용되는 고체 추진제는 주로 미세한 가루로 만들어졌지만, 물질들이 분명하게 분리된 불균질성계의 복합형 추진제 Composite Solid Propellant입니다.
반면에 액체 추진제에는 연료와 산화제가연소실에서 혼합되는 형태의 이원 추진제 Bipropellant가 로켓의 추진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액체추진제를 이용한 Delta IV Heavy 로켓


로켓 추진제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비추력 Specific Impulse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비추력은 단위 질량 1kg을 연소하였을 때 얼마만큼의 시간동안 얼마만큼의 얻을 수 있는 추력을 얻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단위는 N·s/kg입니다.
예를 들어서 추진제의 비추력이 200 N·s/kg라는 것은 만약 1초동안 추진제 1kg을 모두 연소하면 해당 시간동안 200N의 힘(추력)을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체 추진제의 비추력은 200초 내외, 액체 추진제의 경우 300초 내외입니다.
시스템마다 조금씩 상이하겠지만, 평균적으로 액체 추진제의 비추력이 더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액체 추진제는 연소 시간이 길어 연소의 제어가 쉽게 가능하므로 로켓의 주추진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사되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스페이스X SpaceX팰컨 9 Falcon 9 로켓도 액체 추진제인 케로신 Kerosene을 사용했습니다.
반면에 고체 추진제는 액체 추진제보다 엔진의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 수 있고, 유지 보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군사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미래에는 아르곤이나 제논 등을 이온화하여 추진제로 사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로켓의 제어

지금까지 로켓이 어떤 추진제를 분사해서 날아가는지 알아 보았다면, 이제 로켓의 움직임은 어떻게 제어하는지 알아봅시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꼬리 날개와 다양한 장치들로 그 움직임을 제어합니다.
이런 방식을 공력 제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로켓에서는 날개를 이용해서 움직임을 바꿀 수 없습니다.
우주 공간에는 공기가 매우 희박해 공기의 저항과 압력이 없어서 날개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죠.
또한, 날개를 달게 되면, 로켓이 무거워져 연료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우주를 향해 발사되는 로켓들은 추력 제어 Thrust Vector Control라는 방식으로 그 움직임을 제어합니다.

추력 제어는 연소 가스가 분사할 때 생기는 힘인 추력을 이용해 로켓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식은 짐벌 Gimbal을 이용한 시스템인데요.
연소실 전체를 움직여서 연소 가스가 분사되는 방향을 바꾸고, 이를 통해서 로켓의 방향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로켓이 추력을 얻는 연소 가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효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많은 로켓이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 1단 로켓에서도 짐벌 시스템을 이용해서 방향을 전환한다고 합니다.

짐벌을 이용한 추력 제어


지금까지 로켓의 원리, 연료 그리고 제어 방법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우리가 수업 시간에 배운 물리 법칙이 수천 톤의 로켓을 발사하는 데 적용된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요?
다음 글에서는 로켓 회수를 비롯해 현재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로켓 관련 기술을 알아 보아요!
[1] Hugh D.Young, Roger A Freedman, Sears & Zemansky’s University Physics with Modern Physics 14th edition, Global Edition (Pearson, 2015), p243, 258~260, 405
[2] SPACE X, 「Dragon, Sending Humans and Cargo into Space」, 2020 https://www.spacex.com/vehicles/dragon/
[3]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Gimbaled Thrust」, 2018. 11. 20https://www.grc.nasa.gov/www/K-12/rocket/gimbaled.html
[4]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Newton’s Third Law」, 2014. 06. 12 https://www.grc.nasa.gov/WWW/K-12/rocket/newton3r.html
[5] NASA's Marshall Space Flight Center, 「J-2X Gimbal Testing at Stennis Space Center」, 2013. 06.18 https://www.youtube.com/watch?v=J9F0WzdV4fI
[6] 항공우주연구원 KARI, 「로켓의 기본 발사원리-운동량 보존의 법칙」 https://www.kari.re.kr/prog/stmaplace/list.do?stmaplace_gubun=2&stmaplace_no=6 8&mno=sub07_02_02
[7] 한국표준과학 연구원 KRISS, 「개정 국제단위계(SI) 해설 – 기본단위의 정의」 https://www.kriss.re.kr/standard/view.do?pg=explanation_tab_02
[8] 항공우주연구원 KARI 공식 블로그, 「우주로켓도 핸들이 있다?’」, 2018. 01. 24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aripr&logNo=221192154717&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9] Hyun’s essay, Ammunition, 「고체 추진제, 액체 추진제」, 2009. 01. 16 http://blog.daum.net/rokmc608/7421782



기획특집 ② - 리퍼브리케이터와 로켓 회수 기술 편으로 이어집니다.

기획특집 ② 보기

ALIMI 기 김민수

기사 모아 보기
공유하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