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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여름호] 3-표준 모형을 넘어선 새로운 물리학, 뮤온 g-2 실험

  • 하태혁
  • 2021-07-23 07:03:07

2021 SUMMER 기획특집 2

밝혀지는 양자 세계, 기본 입자들의 물리적 특성

Muon g-2, The Crisis of Standard Model


앞서 폴 디랙이 뮤온과 전자의 g-상수 값으로 2를 제시하였다는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측정한 두 입자의 g-상수 값은 모두 2보다 약간 큰 값을 가지게 되는데요.
컴퓨터를 통해 정확한 g-상수 값을 얻어낸 과학자들은 이 계산 결과를 검증하고자,
뮤온의 g-상수 값에 폴 디랙이 예측한 값인 2를 뺀 (g-2) 값을 측정하는 ‘뮤온 g-2 실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실험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실제로 이 결과는 수백 년간 물리학자들이 견고히 다져왔던 표준 모형에 새로운 힘이나 입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는데요.
어쩌면 물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꿀지도 모르는 이번 실험에 대해 한번 알아봅시다.

양자 요동이란?

리처드 파인만,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며 양자장론을 정립한 줄리언 슈윙거는 당시 뮤온과 전자의 g-상수 값이 2와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QED 이론을 통해 알아내게 됩니다. QED란 양자 전기 역학 Quantum Electrodynamics의 약자로, 이 중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활용하면 g-상수 값에 영향을 주는 현상의 결과를 근사하여 계산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g-상수 값은 왜 다르게 측정되었을까요? 그건 진공 속에서도 순식간에 입자와 반입자가 생성되었다가 소멸하는 ‘양자 요동 Quantum Fluctuation’이라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파인만 다이어그램

양자 요동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의 양이 일시적으로 변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는데요. 양자 역학에서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모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를 통해 조금 더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Delta E \Delta t \geq \frac {1}{2}\hbar$$

불확정성 원리는 에너지와 시간에 대해서도 성립하는데, 위의 식에서 우변은 상수이기 때문에 좌변에서 매우 짧은 시간($\Delta t \rightarrow 0$) 동안에는 충분한 에너지($\Delta E\rightarrow \infty$)가 생기게 됩니다. 이 충분한 에너지로 인해 짧은 시간 동안 척력을 이길 수 있는 입자-반입자 쌍이 생성된 뒤, 다시 사라지는 쌍생성, 그리고 붕괴가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입자가 진동하게 되는 현상을 양자 요동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에 의해 g-상수 값이 2보다 조금 더 크게 측정되게 됩니다.


양자 요동으로 인한 뮤온의 진동

뮤온의 g-상수 예측값은 2020년 컴퓨터 계산을 통해 아주 정밀하게 예측됐는데, 표준 모형으로 계산한 이론값은 2.00233183620입니다. 그리고 이 계산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 바로 ‘뮤온 g-2 실험’입니다.


뮤온 g-2 실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뮤온 g-2 실험 더 알아보기

뮤온 g-2 실험

2013년 미국의 페르미 연구소로 15t의 거대한 전자석을 옮기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2001년 브룩헤이븐에서 이루어졌었던 뮤온 g-2 실험 결과에서 이론적으로 예측한 g-2 값과 오차가 발생하게 되면서, 약 4배 정도 더 정밀하게 통제된 페르미 연구소의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오차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는 뮤온 g-2 실험이 진행된 과정과 그 원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앞 꼭지에서 언급 되었듯, 전하를 가지는 입자는 자기장 내에서 세차 운동을 하고,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에서의 스핀 세차운동
$$\frac{d \vec{S}}{dt} = \vec{\mu} \times \vec{B}^* + \vec{d} \times \vec{E}^*$$ $$\vec{d} = \frac{ \eta e}{2mc } \vec{S}$$ $$\vec{\mu} = \frac{ g e}{ 2m } \vec{S}$$

$\vec{S}$ : 스핀

$\vec{B}$ : 자기장

$\vec{E}$ : 전기장

$\vec{\mu}$ : 자기 모멘트

$g$ : 자기 모멘트의 비례 상수(g-상수)

$\vec{d}$ : 쌍극자 모멘트

$\eta$ : 쌍극자 모멘트의 비례 상수

$m$ : 뮤온의 질량

$e$ : 뮤온의 전하량

$c$ : 광속


이를 통해 g-상수 값을 예측할 수 있는데요. 위 식에서 자기 모멘트($\vec{\mu}$)의 비례 상수 $g$가 바로 우리가 주목한 g-상수로, 자기 모멘트의 계산값을 보정하기 위해 도입된 상수입니다. 위 식을 보면 g-상수 값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자기 모멘트($\vec{\mu}$)전기 쌍극자 모멘트($\vec{d}$)값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때 자기 모멘트는 물체가 자기장에 반응하여 돌림힘을 받는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이고, 전기 쌍극자 모멘트는 전하로 이루어진 계의 극성을 재는 척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뮤온의 스핀 측정 방법 알아보기




뮤온 저장 고리


먼저 뮤온의 자기 모멘트($\vec{\mu}$)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을 가할 수 있는 ‘뮤온 저장 고리’ 안에서 뮤온을 회전시켜야 하므로 ‘뮤온 빔’을 이용해 저장 고리 안으로 뮤온을 발사합니다. 이후에는 저장 고리 안쪽에 존재하는 수백 개의 검출기가 각 뮤온이 얼마나 세차 운동했는지를 판단해 자기 모멘트를 측정합니다.
다음으로 뮤온의 전기 쌍극자 모멘트($\vec{d}$)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시다. 아래 그림에서 뮤온의 스핀 방향($\vec{S}$)을 그 운동 방향으로 정렬시켜 저장 고리에 넣으면 뮤온의 스핀이 저장 고리의 평면에서 회전하기 때문에 스핀이 회전하는 각도를 측정해 전기 쌍극자 모멘트($\vec{d}$)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전기 쌍극자 모멘트($\vec{d}$)를 측정하는 방법

뮤온 g-2 실험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오차 없이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가에 대한 척도를 ‘신뢰도’라 하고 이 정도를 표준편차($\sigma$)로 나타낼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어떤 실험의 신뢰도가 3$\sigma$(99.7%)이면 ‘힌트’의 범주에 들어가고, 5$\sigma$(99.99994%) 이상이면 ‘발견’으로 인정된다고 합니다. 이번 뮤온 g-2 실험의 결과 뮤온의 g-상수 값은 2.00233184122로 도출되었는데, 이 값은 표준 모형으로 계산한 이론값인 2.00233183620과는 소수점 8번째 자리부터 다른 값입니다. 신뢰도는 4.2$\sigma$로 과학적 발견 기준인 5$\sigma$에는 못 미치지만, 선행 실험인 브룩헤이븐 연구소 실험의 신뢰도인 3.7$\sigma$보다는 더 높은 신뢰도이기 때문에 아직 관찰되지 않은 새로운 힘이나 입자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발견’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뮤온 g-2 실험 결과



물리학자들이 수백 년간 공들여 쌓은 표준 모형인 만큼 실험 결과가 더 충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자리에 있던 과학자들도 모두 충격에 휩싸였을 것 같은데요. 그러나 놀랍게도, 그 순간 과학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이 틀렸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기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마, 실험 결과를 통해 양자 역학을 더 견고히 하고 우주와 입자의 관계를 더 정교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정립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쩌면 과학자들은 그 순간 “유레카!”라고 외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은 이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리 교과서에서 표준 모형을 공부한 학생들이라면 큰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고, 혹은 소수점 7번째 자리까지는 값이 일치하기 때문에 차이가 거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현재까지 g-상수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 총 세 번 완료되었으며 마지막 네 번째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약 1년 후에 처음 세 개의 실험의 통합 분석이 나온다고 합니다.
끊임 없는 탐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환호할 수 있었던 과학자들처럼 여러분들도 새로운 이론에 환호할 준비가 되셨나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번 실험의 최종 결과를 함께 기다려봅시다!


[참고문헌]
1. 「muon g–2」, 『Fermilab』, 2021.6.17, https://muon-g-2.fnal.gov/
2. 「Quantum fluctuation」, 『Wikipedia』, 2021.6.16, https://en.wikipedia.org/wiki/ Quantum_fluctuation
3.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양성자의 스핀을 정밀 추적하는 프로그램 개발」, 『ibs 기초과학연구원 Research News』, 2021.6.13, https://www.ibs.re.kr/cop/bbs/ BBSMSTR_000000000735/selectBoardArticle.do?nttId=12601
4. 「양자역학 개론/17 QM의 정리. 18끝나지 않는 QM」, 2021.6.13, https://blog.daum.net/ windada11/8768699



ALIMI 27기 무은재학부 하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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