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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봄호] 2-전기차 배터리의 진화

  • 최건우
  • 2021-04-30 07:01:12

2021 SPRING 기획특집 2

전기차 배터리의 진화

Development of Evs and Self-Driving Cars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위해 엔진 효율의 향상이 중요해진 것과 동시에 절대적인 배터리 용량이 커지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대부분에 널리 사용되고,
높은 효율을 보였던 배터리인 ‘리튬 이온 배터리’가 초기의 전기차에 도입되었죠.
하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가 가지는 구조적 한계점으로 인해 여러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에 사용할 새로운 배터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배터리를 새롭게 개발하고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배터리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배터리 개발을 독자적으로 전환할 정도로
배터리 기술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죠.

전기차에 적합한 특징을 가져 새로 도입된 배터리는 무엇이고, 기존 배터리의 한계점을 극복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지의 구성과 리튬 이온 배터리

먼저 전지는 자발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하여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를 말합니다. 전지는 1차 전지와 2차 전지로 나뉘는데요, 한 번 사용한 이후로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전지를 1차 전지라고 하고, 이와 다르게 충전을 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2차 전지라고 말하죠.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지는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2차 전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차 전지는 크게 양극Anode음극Cathode, 그리고 전해질Electrolyt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양극과 음극은 전지가 가진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물질 즉, 활물질이 있는 곳입니다. 전지가 방전될 때, 양극에서는 전자를 얻는 반응, 즉 ‘환원 반응’이 일어나며 양극에 연결된 도선을 통해 전자를 받습니다. 이 전자는 음극으로부터 제공되는데요. 따라서 음극에서는 전자를 잃는 ‘산화 반응’이 일어납니다. 전지를 사용하기 위해 연결되는 외부 도선을 통해서는 전자만이 이동 가능한데요. 그래서 마지막 구성요소인 전해질이 존재합니다. 전해질은 도선을 통해 이동할 수 없는 모든 이온이 양극과 음극으로부터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액체상의 물질’을 이야기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구조

리튬 이온 배터리Li-ion battery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2차 전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배터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충전과 방전 시에 전해질을 통해 ‘리튬 이온’이 움직이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 배터리의 양극에는 리튬을 포함하는 LiCoO2이, 음극에는 주로 흑연과 같은 물질이 활물질로 포함되어 있는데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초기 상태에서 충전이 될 때, 양극에 있던 전자는 외부 도선을 통해, 리튬 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동시에 이동합니다. 이 과정을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LiCoO_2 + C \rightarrow Li_{1-x}CoO_2 + Li_xC$$



이 식에서 좌변은 충전이 일어나기 전의 상태를 말하고 우변은 충전이 된 상태의 배터리를 말합니다. 양극에서 잃은 리튬 원자의 개수를 $x$라고 할 때, $x$개의 리튬 이온이 음극의 탄소와 만나 $Li_x C$가 되면 리튬 금속의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Li_{1-x}CoO_2 + Li_xC \rightarrow Li_{1-x}CoO_2 + Li_{x-dx}C$$



위 식은 리튬 이온 개수의 변화인 $dx$의 부호에 따라 충전과 방전이 결정되는 일반화된 식인데요. 초기에 음극에 $x$개의 리튬 금속이 있고 $dx$개가 줄어든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dx$가 양수일 때는 $dx$개의 리튬 원자가 양극으로 돌아간 것이므로 방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dx$가 음수일 때는 $dx$개의 리튬 원자가 추가적으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한 것이므로 충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전지가 방전되는 상황에서 양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음극에서는 산화 반응이 일어납니다. 전지가 방전될 때, 즉 $dx$가 양수일 때, 음극은 $dx$개의 전자를 잃어 산화되고, 이 $dx$개의 전자는 양극으로 가서 양극을 환원시키는 반응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위의 식은 앞서 소개한 양극과 음극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의 모습에 부합하고, 리튬 이온 배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충전되고 방전되는 것이죠.

리튬 이온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는 분리막Seperator이라는 구조가 위치하는데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상이기 떄문에 특정한 형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모양이 변해 양극과 음극이 닿을 수 있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게 되면, 단락[각주 1] 이 발생하여 빠르게 방전하며 높은 열을 내게 됩니다. 이는 곧 폭발로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존재하는 것이죠.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 단락의 위험성 외에도 과충전과 같은 상황에서 매우 높은 열을 내는 열 폭주Thermal Runaway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관리하는 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이 필수적입니다.[링크-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열폭주] 또한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므로 각각의 전지를 밀봉된 팩의 형태로 만들어 전지의 구조를 유지하도록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 외에 많은 것들이 필요해지면서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을 고체상solid-state으로 만든 것이 ‘전고체 배터리’라는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는 이름 그대로 배터리의 구성 요소가 모두 고체상을 띄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가 되었기 때문에 양극과 음극이 외부 충격이 있어도 접촉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분리막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변화로 인해 전고체 배터리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첫째로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온도가 변해도 전해질의 부피가 변하거나 기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폭발이나 발화의 위험성이 적고 안정적이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둘째로 높은 공간 효율성을 가지게 됩니다. 고체 전해질이 사용되며 분리막과 액체 전해질을 담는 팩 형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구성하기 위한 부피와 질량이 줄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지의 구조가 단순해지며 공정이 단순화되었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차이점

이렇게 다양한 장점이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크게 두 가지 종류, 무기 고체 전해질 배터리Inorganic solid electrolyte battery유기 고체 전해질 배터리Organic solid electrolyte battery로 나뉩니다. 여기서 무기 고체 전해질 배터리는 다시 황화물계sulfide-base산화물계oxide-base로 나뉩니다.

먼저 무기 고체 전해질의 한 종류인 황화물계 전해질황(sulfur)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황화물계 전해질은 리튬 이온 전도도가 10-2~10-3S/cm[각주 2]로 높고, 물리적인 힘에 대한 유연성이 좋아 전극과 접촉 계면interface을 쉽게 형성합니다. 접촉 계면은 극과 전해질이 만나는 경계면을 뜻하는데요. 이는 전기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전지 제조에 있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황화물계 전해질의 경우, 접촉 계면 형성에 용이하기에 적은 힘으로도 쉽게 극과 전해질을 접촉시킬 수 있고, 따라서 공정이 간단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황은 공기 중의 수분과 쉽게 반응하여 유해 기체인 황화수소(Hydrogen sulfide)로 변화하여 공기 중 안전성이 낮습니다. 또한 양극과의 경계면에서 공간이 생겨 높은 저항[링크-공간전하효과]을 가진다는 단점을 가지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무기 고체 전해질의 두 번째 종류인 산화물계 전해질은 전해질의 성분에 산소(Oxygen)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산소가 포함된 대기 중 안정성이 높고, 리튬 이온 전도도가 10-3~10-4S/cm 수준으로 준수한 편입니다. 하지만 양극과 전해질 사이의 저항Interfacial resistance이 크고, 접촉 계면 형성이 어려워 공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기 고체 전해질은 앞서 소개한 무기 고체 전해질과는 사뭇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계면에서 높은 저항을 가진 두 무기 고체 전해질과는 달리 유기 고체 전해질은 전극 계면과의 밀착성이 우수해 경계면에서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하지만 무기 고체 전해질에 비해 리튬 이온 전도도가 낮고, 고온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사용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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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알아보기


이렇게 전고체 배터리는 비교적 높은 안정성과 공간 효율성을 지니고 있지만, 각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한계점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단계에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첫 번째는 출력 저하 문제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통해 이온이 움직이므로 이온 전도도가 액체 전해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이는 전지가 높은 내부 저항Internal resistance을 가지도록 만들고, 전지의 출력을 낮추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출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이온 전도도를 끌어올리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데요. 한 예시로 LLZO라는 가넷형 고체 전해질에서의 금속 도핑이 있습니다.


LLZO의 결정구조와 Li 이온 전도채널

LLZOLi7La3Zr2O12는 산화물계 전해질의 한 종류입니다. 이 물질은 산화물계의 전해질 중에서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지고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 물질에 ‘가넷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는 보석의 한 종류인 석류석(garnet)과 구조가 같기 때문입니다. LLZO는 산화지르코늄(ZrO6)과 산화란타넘(LaO8)이 특수한 결정 구조를 만들어 리튬 이온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를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LLZO는 두 가지 형태의 구조가 혼합되는데,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지는 입방정계cubic 구조와 낮은 이온 전도도를 가지는 정방정계tetragonal 구조입니다. 이때 LLZO의 구조에 입방정계로 이루어진 부분이 늘어날수록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LLZO는 단위구조가 무질서하게 변할수록 입방정계의 안정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리튬 이온이 존재할 수 있는 통로가 모두 리튬 이온으로 채워지는 것보다 알루미늄이나 갈륨과 같은 금속이 통로에 도입되면 전체 구조가 더 무질서해지면서 입방정계 구조를 많이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속 도핑Metal doping을 통해 입방정계 구조를 늘려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에 이온 전도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고, LLZO에서의 금속 도핑을 비롯한 여러 방법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온 전도도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전고체 배터리의 모든 한계점을 극복한 것은 아닙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극복해야 할 두 번째 해결 과제는 바로, 계면 저항Interfacial resistance을 줄이는 것입니다. 먼저 계면 저항이란, 서로 다른 물질이 접하며 생긴 두 물질 사이의 공간에 생기는 높은 저항을 의미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계면의 중간 성질을 가진 층을 사이 공간에 삽입하여 완충을 통해 저항을 줄이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계면 저항을 줄여 성능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인 것이죠.

전기차와 자율 주행 자동차


더 나아가 전기차는 최근 뜨거운 감자인 자율 주행 자동차 제작을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합니다. 특히 전기차가 가진 고효율 배터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완전한 자율 주행을 하는 자동차의 경우 하루에 수 테라바이트(TB) 용량의 데이터를 받고, 처리하게 되는데요. 이 거대한 용량의 데이터 처리 과정에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연산을 거의 하지 않는 기존의 전기차에 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완전 자율 주행차에서는 큰 용량의 배터리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배터리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부피가 많이 감소했고, 높은 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는 단순한 전기차를 넘어 자율 주행을 이루는 데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기차의 효율 개선은 완전한 자율 주행 자동차를 이루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기술입니다.
현재의 과학기술은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를 대체할 수준으로 배터리 효율과 모터 효율을 높여왔는데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자율 주행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충분한 전기에너지의 공급해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 또한 필요합니다.
그럼 다음 꼭지에서는 자율 주행차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알아볼까요?


[각주]
[1] 단락; 양극과 음극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부분 없이 직접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과전류가 발생하여 전기장치에 무리를 주거나 고열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합선, 쇼트 등으로도 불린다. [2] S(Siemens,지멘스); 전도율의 단위로, 저항의 역수이다. S/cm의 값이 높을수록 이온 전도도가 높다.

[참고문헌]
1. 김지산; 이동욱; 이종혁; 차세대 배터리 미래를 담을 기술.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2019
2. 박정기, 『리튬이차전지의 원리 및 응용』,홍릉과학출판사,2010
3. 선우 준, 『2차전지 Road to the Top』,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015
4. 강병우, 박희택, 우승준, etc. 「차세대 리튬이차전지를 위한 산화물 고체전해질의 연구동향」. 『CERAMIST』. 2018, pp. 349~365
5. 양훈철, 2019.08.06., 차세대 배터리 – (3) Post LiB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리튬공기전지), https://blog.naver.com/hoonyang/221607951305
6. 김상재, 2019.12.02., 리튬이온배터리 : 반도체 시대를 지나 배터리 시대로, http://www.energycen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2



기획특집 ③ - 자율 주행차의 핵심, SLAM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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