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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호] 나는 대학원생이 되기로 결심했다

  • POSTECHIAN
  • 2021-12-17 07:00:05

2021 AUTUMN CREATIVE POSTECHIAN

나는 대학원생이 되기로 결심했다
I decided to become a graduate student


인턴 3년 차 경력직 신입의 대학원 입학기

저는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른다.”, 이 한 마디에서 왠지 모를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때 저는 인류 사회 지식의 최전선에서 밤낮으로 고민하는 저의 모습을 상상했고,
이제는 그 첫걸음을 떼고 있습니다.


전자전기공학과 17학번 윤상부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임베디드 프로세서 및 지능형 컴퓨팅Embedded Processor & Intelligent Computing 연구실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하는 전자전기공학과 윤상부입니다. 먼저 왜 학자의 길을 선택했는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고등학생 시절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학사는 전공 지식에 대해 들은 적은 있으나 설명을 못 하고, 석사는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고, 박사는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저는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른다.”, 이 한 마디에서 왠지 모를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때 저는 인류 사회 지식의 최전선에서 밤낮으로 고민하는 저의 모습을 상상했고, 이제는 그 첫걸음을 떼고 있습니다.

연구참여를 시작하게 된 계기 및 오랜 기간 연구참여를 한 이유

사실 전자전기공학과의 많은 분야 중 현재 제 전공인 ‘디지털 회로 설계’Digital Circuit Design는 학부 시절 제가 가장 꺼리던 분야였습니다. 2학년 들어 다양한 전공과목을 수강하며 가장 성적이 안 나오기도 했고, 여러 이유로 앞으로 절대 이 분야를 연구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었죠. 그러나 3학년 시절 학부 지도교수님의 수업이라서 열심히 공부했던 게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고,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제일 못하는 걸 열심히 해서 잘해보자는 욕심이 생겨 무작정 연구참여를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저는 먼저 큰 관심을 가지고 시작해서 꾸준히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꾸준히 하다 보니 실력이 늘고 성과가 쌓였던, 재미있게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진로를 결정한 경우였어요. 특히 전자전기공학과의 경우 너무 분야가 넓고 할 수 있는 게 많다 보니 오히려 이러한 점이 전공 선택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선택을 하자고 고민만 하다가 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과가 나오고 즐거운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어느새 대학원생이 되었네요.


느낀 점 및 성과
일하면서 이 분야에 대해 느낀 것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제 분야에서 가장 좋은 점으로 시간 투자에 대한 가성비가 좋은 편인 것을 꼽습니다. 저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내세울 수 있는 재능이 밤을 잘 새고,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것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폼이 나지 않는 재능들이 저희 분야에서는 꽤 중요한 Asset인 것 같아요. 제 분야에서는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코딩을 통해서 하게 되는데, 다양한 Bug(프로그램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오류)와 싸워 이겨 코드가 실행되어도 원하는 방향으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하드웨어 디자인 단계에서는 옆의 그림과 같은 waveform 결과 보면서 어느 시점에 의도와 다르게 동작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고, 이 과정이 꽤 머리가 아픕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도 패턴이 있고, 또 훈련되기 때문에 경험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성실히 경험치를 쌓아나가는 사람에게 확실한 리턴을 주는 요소가 됩니다.
Pipelined CPU design waveform


연구 외적 성과


사실 연구적인 퍼포먼스는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견주기에는 한참 부족한 수준이라 자랑할 만한 거리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연구참여를 통해 연구 외적으로 얻은 성과는 꽤 분명합니다. 우선 주어진 문제에 대해 열린 사고를 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공부, 대학 전공 공부를 하다 보면 소위 정해진 패턴이 있고 이를 어떤 식으로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하는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반면에 연구는 문제의 정의부터 스스로 시작하기 때문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open-ended problem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논리적 비약이 없는 가능한 모든 접근을 시도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점차 해결해 나가며 최선의 솔루션에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비단 연구뿐 아니라 모든 공부에 적용할 수 있고, 또 실제로 효율을 크게 향상해 줍니다. 제 경우에도 연구 활동을 통해 훈련된 열린 사고를 하는 태도가 실제로 학업 성취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또 이런 과정을 거치며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동시에 생겼습니다. 같은 개념을 공부하더라도 수식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고민하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의 연구 및 진로 계획

제 첫 번째 연구 주제는 5G 표준의 디지털 통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신 오류를 정정하는 하드웨어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서로 다른 통신 방식에 대한 시스템을 공유 자원을 활용하여 설계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의 면적 및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연구 주제는 앞선 5G 표준 통신 시스템의 확장성을 높이는 연구입니다. 소프트웨어의 확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스템을 디자인함으로써 하드웨어 설계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원 및 시간 비용을 절감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5G 고대역폭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세브란스 병원과 협력하여 환자의 보행 패턴을 분석하여 알츠하이머와 낙상사고 발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객관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비용/저전력 센서를 활용한 프로토타입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당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병원 측에서 관련 질병 및 증상에 대해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의학적 지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종의 시스템을 칩 디자인하여 현실적인 자원의 허용 범위 내에서 최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우리는 수많은 전자 기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더욱더 빠르고 성능 좋은 전자 기기를 통해 질 높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연구실에서의 활동 사진



우선 인생에서 가장 고된 시기를 겪고 계실 고등학생 여러분께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는지 돌이켜보면, 저는 취미 활동을 꾸준히 했던 것 같아요. 학창 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했고,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는 일과를 마치고 매일 코인 노래방에 가기도 했었죠. 지금도 대학에 와서 밴드 활동을 하며 여러 번 공연도 하고, 삶에 지칠 때쯤 한 번씩 좋은 친구들과 버스킹을 하기도 합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컨디션 및 멘탈 관리 역시 열정만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좋은 취미 활동과 함께 몸도 마음도 건강한 모습으로 꼭 목표한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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