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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가을호] 세계가 주목한 한국 과학자들

  • 강아림
  • 2021-12-10 07:00:43

2021 AUTUMN SCIENCE BLACK BOX

세계가 주목한 한국 과학자들

'최초'의 위대함

이공계 인재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세계적인 과학자.
자신이 연구하거나 개발한 것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것만큼이나 심장이 뛰는 경험이 과연 있을까요?
지금도 전국에 있는 수많은 과학자가 연구에 매진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실제로 과학계를 뒤흔들만한 업적을 냈던 한국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가 주목한 한국 과학자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그래핀 연구의 선도자, 김필립 교수님

그림 1. 김필립 교수님
그래핀 Graphene은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구조적, 화학적으로 안정함과 동시에 전기적 성질이 매우 뛰어나 ‘꿈의 물질’이라고 불립니다. 그래핀의 발견이 2010년 노벨 물리학상으로 이어질 정도로, 그래핀은 발견 당시 과학계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습니다. 김필립 교수님께서는 이 그래핀 연구의 시작을 선도한 인물이자, 그래핀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십니다.
그래핀은 2004년에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에 의해서 최초로 제조됩니다. 이 그래핀이 탄생한 일화가 꽤 유명한데요, 두 학자는 탄소 원자 한 층이 레이어로 쌓여있는 구조인 흑연에 접착용 셀로판 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그래핀을 제조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05년, 김필립 교수님께서는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을 최초로 규명한 논문을 게재하셨습니다. 전자가 2차원 물질에 갇히면 양자역학적으로 전자 간 상호작용이 복잡해집니다. 이것이 그래핀에서는 분수 양자 홀 효과 Quantum Hall Effect로 발견되어 더욱더 특이해지며, 그래핀의 전자가 모래시계 모양의 디랙 콘 Dirac Cone이라고 부르는 에너지띠를 갖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들을 규명했습니다. 이 발견은 응집물질 물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국제학계의 주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김필립 교수님께서는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셨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네이처를 비롯한 과학계에서는 노벨상 선정이 잘못되었다며 항의를 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은 “나는 그에게 빚진 것이 많다. 그와 상을 공유하였으면 영광이었을 것이다.”라며 김필립 교수님의 공을 인정하기도 했죠.

김필립 교수님께서는 ‘과학자는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과학과 기술을 대중들에게 쉽게 알리려 노력하고 계십니다.
양자 물리나 양자 소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아래 버튼을 눌러 교수님의 강연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제1회 과학혁신 컨퍼런스] 김필립 교수님의 강연

#2. MOS 혁명의 주인공, 강대원 박사님

그림 2. 강대원 박사님

과거에는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했던 컴퓨터. 그 당시의 사람들은 컴퓨터를 들고 다닌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노트북과 핸드폰을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MOSFET Metal Oxide 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 덕분입니다. 모스펫 MOSFET은 현대 반도체 기술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소자로, 한국의 반도체 물리학자인 강대원 박사님께서 개발하셨습니다.
강대원 박사님께서는 1959년 당시 세계 최고의 연구소인 미국 벨 연구소에 입사하시게 됩니다. 그곳에서 모스펫을 개발하시기 전에, 윌리엄 쇼클리와 바딘, 브래튼이 1947년에 공동 개발한 BJT Bipolar Junction Transistor라는 세계 최초의 반도체가 이미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PNP형, NPN형 트랜지스터가 바로 BJT이죠. 처음엔 BJT가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BJT 특성상 전력 소비가 크고 반도체 칩에 고집적 하는 것이 어려워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음이 밝혀졌습니다. 반면 모스펫은 적은 전력으로 반도체를 구동할 수 있고 고집적화가 가능하여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 적합했습니다. 모스펫의 발명은 ‘MOS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며, 이후 핸드폰과 노트북에 쓰이는 IC(집적회로)를 발전시키고 IC 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평을 받게 됩니다. 그 후에도 비휘발성 메모리의 대표주자인 낸드플래시 NAND Flash플로팅 게이트 Floating Gate 메모리 셀을 발명하며 반도체 산업의 크게 이바지하시게 됩니다. 강대원 박사님께서는 모스펫을 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5년에 프랭클린 연구소에서 수여하는 ‘스튜어트 밸런타인 메달’을 수상하셨고, 2009년에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의 헌액자로 이름을 올리셨습니다.

한국 반도체 학술대회(KCS)에서는 강대원 박사님의 업적을 기리는 ‘강대원 상’을 제정하여
매년 반도체 분야의 우수한 연구자들에게 시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의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이 상을 목표로 공부해 나가는 건 어떨까요?

제29회 한국 반도체 학술대회

#3. 대한민국 최초의 화학박사, 이태규 박사님

그림 3. 이태규 박사님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분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분입니다. 대한민국에 과학 분야, 특히 화학이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기반이 되어주셨다고 할 수 있죠. 일제강점기와 2차 세계대전, 그리고 6.25 전쟁의 시대를 지나오시면서 시대적 어려움이 있었으나 조국의 힘을 기르기 위해 화학도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셨던, 그분은 바로 이태규 박사님이십니다.
이태규 박사님께서는 1927년 일본 교토 제국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신 후, 1931년 ‘환원 니켈의 존재에서 일산화탄소의 분해’라는 논문으로 한국인 최초로 화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이를 두고 동아일보에서는 ‘조선 최초의 이학박사다’라며 대서특필했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이후 미국에서 이론화학자인 헨리 아이링 교수를 만나 1940년 쌍극자 모멘트 계산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셨습니다. 이는 최초로 화학 반응에 양자역학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비뉴턴 유체에 관해 연구하여 1955년에 두 과학자의 이름을 딴 리-아이링 이론 Ree-Eyring Theory을 발표하시게 됩니다. 리-아이링 이론은 이론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비뉴턴 유체의 유동 현상, 즉 케첩처럼 점도 Viscosity의 변화가 응력 Stress에 비례하지 않는 유체가 움직이는 현상을 다루는 일반 공식을 설명합니다. 이 이론으로 이태규 박사님께서는 세계적인 과학자 반열에 오르셨으며 분자 점성학의 기초를 세우셨습니다. 이런 업적들로 인해 1965년에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 수상자 후보 추천위원으로 위촉되셨으며, 1969년에는 처음으로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셨습니다. 이후 칠순을 넘기신 연세에도 연구를 이어나가셨으며, 살아생전 5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시는 등 대한민국 화학의 기반을 구축하고 발전시킨 공을 인정받아 과학자로서 최초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셨습니다.


이렇게 세계가 주목한 한국 과학자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글에서 다룬 세 분 말고도 많은 한국 과학자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자신의 연구에 뜨거운 열정을 안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포스텍에서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 할 연구 분야를 찾아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ALIMI 26기 신소재공학과 강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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