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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을호] 1 - 내 전공은 수학?!

  • POSTECHIAN
  • 2020-11-12 14:01:37

2020 FALL 세상찾기 1

내 전공은 수학?!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법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힙합에 관심을 가지고 친구들과 같이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드는 활동을 틈틈이 해 왔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대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흑인 음악 동아리 ‘피펑크’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 이후 동아리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음악 활동들을 해 왔습니다.

물론 음악 활동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음원을 제작하고 녹음을 하는 본격적인 활동들은 아니었습니다.

주로 이미 있는 곡 위에 가사를 쓰고 포스테키안의 바쁜 삶 속에서도 틈틈이 모여 공연 준비를 하고,

학교 축제나 포카전 등에서 공연을 하며 취미로 즐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3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조현태1

수학과 17학번 조현태

만약 정말로 하고 싶고 지금밖에 못한다면,
걱정은 잠시 미뤄둔 채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With Wonderwood

2년간의 동아리 활동이 끝이 나고 학업에 좀 더 힘을 실을 시기에 저에게 달콤한 제안이 왔습니다. ‘Wonderwood’라는 유튜버가 같이 뮤직비디오를 만들자는 제안을 우리 동아리에 한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채널에 업로드된 연고전 싸이퍼를 보며 멋있다는 생각, 그리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었던 터라 너무나도 욕심나는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3학년 초라는 중요한 시기에 많은 시간을 학업이 아닌 음악에 투자해야 했기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음원을 녹음하는 방법도 모르고 마이크도 없어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 위한 음원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당시 겨울 방학이었기에 학업적으로는 많은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짧은 겨울 방학 동안 몇 평 남짓한 동아리방 안에 넷이 모여서 어떤 곡을 만들지, 어떤 가사를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지 고민하며 랩을 하던 그때가 2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선명할 정도로 행복하고 보람찼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곡이 완성되고 난 뒤 영상 촬영을 할 때, 가장 놀랐던 것은 500만 뷰에 가까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Wonderwood’팀이 저와 같은 대학생들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심지어 이들의 전공이 영상 및 촬영 관련 분야가 아니라는 것도 말입니다. 또, 촬영 당시에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즐기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재밌어서’ 그뿐이었습니다.

취미를 그 이상으로 할 때 걱정 없이 즐기고 많은 것을 배워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굉장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공개된 결과물은 저희로서는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시청해 주셨고, 응원의 댓글도 남겨주셔서 힘이 되었습니다. 그 덕에 도전했던 것에도 후회가 없었고 무엇보다 이 작업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살짝이나마 엿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조현태2

그리고 고민...

이 힙합 정기전은 동아리 활동 중 처음으로 찾아온 커다란 경험이었고, 3학년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취미에 몰두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경험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내 전공은 힙합’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다른 대학교 동아리들과 자웅을 겨룰 기회가 온 것이었습니다. 송민호, 자이언티 등 유명한 연예인들과 같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니, 학업이 눈앞에 있었지만 그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앞서 ‘Wonderwood’ 팀과 작업하면서 느꼈던 그들의 열정을 본받아 조금 더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저에게 학업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던 시기라 취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힘들기도 했고, 또 ‘취미는 취미로만’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평소 동아리 활동에 투자하는 만큼의 시간만 들이고, 공부도 하면서 틈틈이 준비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촬영 때부터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많은 친구와 대화를 해 보고 준비 과정을 들어보니 나 자신이 이 프로그램을 너무 가볍게 여겼다는 생각, 그리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나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한 친구들에게도 실례가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촬영이 끝난 후 새벽 5시, 포항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민이 들었습니다. ‘랩은 내게 취미일 뿐인데 나의 본업인 학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취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 아닐까?’, ‘취미 이상으로 바라보면 스트레스만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부하기엔 너무 큰 기회였고 지금이 아니라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저를 도전하게 했습니다.


조현태3

그리고 결정...

그 이후부터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였고 도서관보다는 동아리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난 뒤 1라운드 공연을 하던 날 처음으로 촬영 스튜디오에 가보기도 하고, 그런 낯선 공간에서 TV에서만 보던 마이크를 차고 리허설도 해 보는 등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수십 대의 카메라와 몇백 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했던 그 경험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1라운드는 많은 고민과 경험을 안겨주었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행운도 가져다 주었습니다.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면서 어떤 곡을 만들까 회의를 하다가 제가 그동안 해 왔던 고민들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학업과 취미 생활을 둘 다 열심히 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주제의 곡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몇백 명 앞에서 공연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전보다 덜 긴장하고 무대를 해 나가는 저의 모습에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아티스트인 팔로알토 형님이 ‘오늘 조현태 군이 정말 잘한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는 스스로 자신감도 생겼고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아티스트에게 직접 칭찬을 받는 희귀한 경험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내 눈 중 하나는 음악만 보고 남은 하난 책만 봐.’

앞에서 말한 2차 경연곡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 가사입니다. 물론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학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단지 학업만을 바라봤다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이 두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더 좁은 시각으로 보며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정말로 하고 싶고지금밖에 못한다면, 걱정은 잠시 미뤄둔 채 도전해 보는 것은어떨까 합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서!






ALIMI 기 POSTECH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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